미, 한국군 철수 연기 요청|WP지 보도 애그뉴, 박 대통령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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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워싱턴 1일 동화】「스피로·애그뉴」미 부통령은 박정희 대통령에게 미국은 주월 한국군 주둔 비용을 계속 부담할 것을 확약하는 한편 한국군의 「시기상조」한 철수를 경고했다고 「워싱턴·포스트」지가 1일 보도했다. · 「포스트」지는 서울 발신 기사에서 「애그뉴」 부통령은 한국군 철수 계획을 철회시키기 위한 회유책으로 1억여 「달러」상당의 주월미군 잉여 장비의 대한 무상 공여를 제의할 용의가 있는 것으로 전해졌으며 한국 또한 미군 철수에 따라 월남에 남겨진 잉여 군사 장비를 원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이 신문은 전하면서 『한국군 지도자들은 1976년 중엽까지는 계획된 한국군 현대화 5개년 계획을 위해 책정된 15억「달러」 군수에 덧붙여 이들 장비를 추가 배당으로 얻기를 원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이어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 백악관은 최근 주월 병력 문제에 관한 비교적 초연한 입장에서 벗어나 한국군이 최소한 앞으로 2년은 더 머물도록 하는데 적극적인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전하고 이러한 정책 변경의 가장 중요한 요인 가운데 하나는 미군 철수 계획에서 나오는 군사적 필요성에 대한 판단의 재평가에 있는 것이 확실하다고 말했다.
이 신문은 또 한국 지도자들이 한국군의 월남 주둔을 내년 이후까지 연장시킬 것을 거리는 이유 가운데 하나는 미국이 국내의 정치 압력 때문에 대한 국군 지원을 갑작스레 중단해 버리지나 않을까 하는 우려 때문이라고 말했다.
체한 중인 「애그뉴」미 부통령은 3일 하오 청와대로 박정희 대통령을 방문, 지난 30일의 1차 회담에 이은 2차 회담을 가질 것으로 알려졌다.
외무부의 한 고위 소식통은 2일 『2차 회담에서 주월 한국군 지원 및 철수 문제가 다루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하고 최근 북괴의 군사력도 분석 평가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김용식 외무부장관은 『지난 1차 회담에서는 한국의 전반적인 안보 문제에 대해 협의했다』면서 『1시간 동안 아무런 의견 차이가 없었다』고 말할 뿐 주월 한국군 철수 시기가 논의 됐는지의 여부에 대해 언급을 피했다.
「애그뉴」미 부통령은 2일 「포터」주한미 대사·「미켈리스」「유엔」군사령관을 대동하고 722 한국 야전 포병대 C대대와 미 제2보병 사단 장병들을 방문할 예정이었으나 일기관계로 취소하고 용산에 있는 「게스트·하우스」에서 「미켈리스」사령관·「스미드」참모장·「캐시디」장군과 오찬을 같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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