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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순의 대륙 이것이 중공이다|「캐나다」기자가 본 진경 기문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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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좀체로 열릴 것 같지 않았던 「죽의 장막」이 「핑퐁」외교의 여파를 타고 만 21년만에 걷히자 숨겨졌던 땅에 대한 호기심이 세계 도처에서 일고있다. 중공이 서방기자의 입국을 허용한 후 중공을 다녀간 기자들은 생소하기만 한 중공풍경을 감격스러이 보도했다. 다음 글은 「캐나다」의 「노먼·웹스터」기자가 중공의 진경을「워싱턴·포스트」에 가고 한 것이다. <편집자주>

<외국인전용「반제병원」>
중공에 사는 서양인을 치료하기 위해 「록펠러」재단이 세운 병원의 이름을 중공당국이 「반제병원」이라 붙여 보는 사람의 고소를 자아내게 한다.
이 병원의 사면 벽에는 반제 「슬로건」과 모택동 초상화가 붙여져 있고 구석구석마다 근엄한 「마르크스」「엥겔스」「레닌」과 「스탈린」의 사진이 중국인 의사와 더불어 시계를 압도한다.
이 병원에선 지위가 높은 사람일지라도 누구든지 중공 식 노동방식에 따라 자기 일은 자기가 한다.
이곳에서 반제국주의(?) 아기를 분만한 한 서양부인은 산부인과 의사가 직접 진료실의 걸레질을 하는 것을 보고 놀랐다고.

<고정된 학생사고방식>
중공대학교육실정을 설명하고 난 교직원과 학생들이 『참고될만한 것이 있으면 제안해달라』고 의례적 질문을 던진다. 『나는 자본주의사회에서 대학교육을 받아와서 이 사회에 적합한 생각이 떠오르지 않는다』고 대답하자, 한 학생이 대뜸 『우리는 부정적 사례로서 자본주의를 항상 내세울 수 있다』고 받아넘겼다.

<경기장 입장권에 선전문>
중공군인 「팀」과 「브라자빌·콩고」군인 「팀」간의 친선축구경기 입장권에 다음과 같은 주의사항이 적혀있었다. 『질서를 지키자. 우호분위기를 창조하자. 심판을 존중하자. 두「팀」에 모두 박수를 치자.』

<동물원 관람 세계 신>
중공 인은 세계에서 가장 동물원에 자주 가는 국민중의 하나다. 1965년 서양전문가의 통계에 의하면, 중공은 지난 15년 간 세계에서 동물원을 가장 많이 건립했고 구경도 많이 했다. 북평에서 만도 1년에 연 5백만 명이 동물원을 구경해 세계에서 신기록을 세웠다..
「문화혁명」 초기부터 모든 면에 새로운 통계가 나타났지만 동물원만은 그대로다. 주말이면 단체관람학생과 가족동반 구경꾼들로 동물원은 늘 대만원이다.
시설·동물 종류 면에서도 다양하며 풀 섶·웅덩이까지 자연 그대로의 모습으로 가꾸어져있고 구경꾼들의 관람 태도도 좋았다.
세계 어느 나라 동물원에도 없는 중공만의 유일한 동물은 곰· 고양이(팬더). 중국서부 산악지대에서만 사는 동물이다. 지난 4월 중공이 다수의 외국기자들에게 문호를 개방하기 시작한 후 「홍콩」의 중국문제 학자들은 그만 밥벌이 줄이 끊겨버려 울상이 되었다. 『더 이상 열쇠구멍으로 엿 볼 필요가 없게됐으니…. 어떤 얼간이 녀석이 문을 열어 속을 썩힌담-.』 그들의 변이다.

<주산솜씨만은 놀라와>
중공 은행원들은 2개의 필수사무용품을 가지고 있다. 계산자와 주판. 그 중에도 주산이 더 눈을 끄는데 주판놓는 속도는 경이적이다.
아무리 적은 계산에도 주판알을 퉁기는 출납계원의 손은 예술가의 그것이다.
마치 한 손으로 건반을 두들기는 「피아노」대가의 솜씨처럼 숙달되어 보였다. 그들 중엔 실제로 주판으로 모든 일과의 「워밍업」을 하는 사람도 있다.
기자가 중국에서 도대체 자신을 가질 수 없던 큰일중의 하나가 중국인의 나이를 추정하는 일이었다. 얼굴을 보고는 10세 차이는 도저히 구별조차 되지 않는다. 모택동이나 주은래의 20년 전 사진과 지금과의 차이를 누가 곧 알아낼 수 있을까.

<어디가나 자전거사태>
중공의 명물중의 하나는 자전거이다. 어디를 가나 자전거가 안 보이는 곳이 없지만, 또 아무 데나 자전거를 세워 둔 것도 보기 힘들다.
자전거는 반드시 지정된 곳에 세워두기로 되어있고 주차료는 시간에 관계없이 대당 2원 (한화3원).

<여자모양의, 변소안내판>
중공의 시골집단농장에는 옥외변소 남·여용이 나란히 붙어있다. 변소문간에는 「타도미제」라는 「슬로건」이 씌어있다.
남·여용 변소의 구별에 실수를 않으려면 글자의 생김새를 보면 알 수 있다. 여자변소에 붙어있는 표지의 글자는 여자가 다리를 꼬고 앉아 있는 것처럼 생겼다.

<1년만의 둔갑… 히피 관>
『치렁치렁한 긴 머리에 무질서한 옷차림을 우리는 참을 수 없다. 이것은 모택동 사상과 어긋나는 것이다.』 -70년 7월 「프랑스」기자와의 회견에서 주은래가 한말이다. 『젊은이가 여러 가지 경험과 다양한 방법으로 진실을 탐구하는 것은 허용되어야 한다』 -71년 4월미 탁구「팀」의 「히피」선수 「글렌·코원」군에게 한 주은래의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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