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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서 첫 응용 본「레이저」광선|한양대 김근희 박사 팀 입체사진·영상화 성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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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20세기 최대의 발명」이라느니「만능의 인공 광선」이라느니 말해지고 있는「레이저」광선을 써서 우리 나라에서 최초로「홀로그래피」(렌즈 없이 입체 사진 및 입체 영상을 만드는 기술) 에 의한 입체 사진 및 입체 영상을 만드는데 성공을 보았다. 세계기술계 최첨단을 가는 레이저 광선을 이용, 이와 같은 입체 사진(홀로그램) 및 입체 영상을 우리 나라 최초로 실현시킨 사람들은 한양대 문리대 물리학교실 레이저 연구실의 김근희 박사 팀. 우리 나라에선 원자력 연구소에서 단 한번 레이저 광선 발생장치를 만들어 본 일이 있을 뿐 오직 김 박사 팀만이 여러 종의 레이저 광선 발생 장치를 만들어 왔고 또 3, 4편의 논문을 내었는데 이번에 처음으로 레이저 광선용의 길을「홀로그래피」를 통해 여는데 성공한 것이다.
레이저란「유도방출에 의한 광 증폭기」란 뜻으로서 위상이 고르지 못하고 주파수도 일정치 않은 자연 광선이 통신 등에 이용 못하는 결점을「커버」하기 위해 성질은 자연 광선과 같되 위상이 고르고 주파수가 일정한 인공 광선을 만드는 강치다.「레이저」로 만든 광선을 「레이저」광선이라 하고 여기에 신호를 실어서 보내는 것이 레이저 통신이다. 지난 1960년 미국「휴즈」사의「메이먼」박사가 레이저를 발명한 이래 다각도로 이용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 밝혀지게 됐다. 레이저 광선은 위상이 고르고 주파수가 일정할 뿐 아니라 휘 도가 높고 단색 성이 뛰어나며 예민한 지향성이 있고 또 집 속성이 강해서 실로 여러 가지로 이용할 수가 있는 것이다.
아폴로 11호의 두 우주 비행사가 달 위에 설치한 레이저 광선반사 장치에 강력한 레이저 광선을 보내 되돌아오는 시간을 재어서 지구와 달 사이의 거리를 겨우 15cm 정도 틀리게 잴 수가 있게 됐다. 그 동안은 10km 내외의 오차가 났으니까 얼마나 정확한가를 알 수 있겠다. 최근 일본에선 레이저 광선을 이용, 좁은 면적에 엄청나게 많은 정보를 기억시키는데 성공했다. 레이저 광선으로 눈의 망막 수술을 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앞으로는 인체 내부의 종양을 피를 흘리지 않고 수술할 수도 있다. 또 레이저 광선은 정밀한 계획에 쓸 뿐 아니라 「다이어먼드」도 뚫는 힘으로 여러 가지 기계를 가공할 수가 있다. 레이저 광선으로 여러 가지 색을 만들어 무대 위에 난무시킬 수도 있다. 그런가하면 레이저 광선으로 수km 앞에 있는 사람의 눈을 멀게 할 수도 있다. 레이저 광선을 살인 광선이라고 하는 것은 이 까닭이다. 미국에선 이미 레이저 광선 총이 완성돼 있다.
레이저 광선은 적의 인공위성·대륙간 탄도유도탄(ICBM)을 시시각각으로 추적해서 그 위치를 정확히 확인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중요 부분을 녹여 파괴해 버릴 수도 있다. 이래서 강대국에선 레이저 연구를 극비에 붙이고 있는 것이다. 그건 그렇고 레이저 광선을 이용한 「홀로그래피」도 흥미 있는 응용 방법의 하나로서 미국서 이미 1963년에 발명을 보기에 이르렀다. 일반 사진은 광선의 진폭 변화만을 이용하는 것이므로 평면으로 밖에 안 보인다. 이제까지 입체 영화라는 것은 2대의 카메라로 촬영해서 입체감을 내는 수밖에 없었는데 레이저 광선으로는 진폭 변화와 아울러 위상 변화도 이용할 수가 있기 때문에 렌즈마저 없이도 입체 사진과 입체 영상을 만들 수가 있다.
지난 1966년에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TV학회에서 레이저에 의한 입체 표시가 화제가 된 이래 그로부터 5년 이내에 입체 TV의 실현이 가능하다고 말해졌으나 아직은 실현을 못 보고 있다. 곧 실현되어 77년 이후엔 입체 TV가 일반에게 보급될 것으로 보는 사람도 있다.
우리 나라에선 김근희 박사 팀이 현재론 레이저 연구의 주류일 뿐 아니라 유일 이라고 할 정도.
김 박사 팀은 지난 68년부터「루비·레이저」를 만들어서 레이저 광선을 발생시켜 보면서 그 인공 광선의 특성을 연구하기 시작했다. 69년부터「홀로그래피」연구에 주력했으나 예산 부족으로 난항을 거듭했다.
그러다가 과학기술처의 71년도 연구 개발비 1백만 원을 받아 비로소 출력 15「밀리」W의 「헬륨·네온」레이저 광선 발생 장치에서 나오는 레이저 광선으로「홀로그래피」에 의한 입체사진과 입체 영상을 실현시키게된 것이다.
김 박사「팀」의 업적에 대해 원자력 연구 소장으로 재직 시에 레이저 광선발생 장치 연구를 지도한 적이 있는 이상수 과학 원장은 매우 고무적인 일이며 연구를 계속하면 좋겠다고 말하고 있다. 김 박사는 보다 출력이 큰 레이저 광선발생 장치의 제작과「홀로그래피」영화를 많은 사람이 볼 수 있도록 시각을 넓히는 등의 문제점을 해결하도록 힘쓰겠다고 다짐하고 있다.「홀로그래피」영상 장치는 교통 사고가 잘 나는 곳에 장치해서 사고현장을 입체적으로 찍어 완전한 증거를 만드는데 이용하는 등 쓸모가 많다고 한다.

<이종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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