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끔히 단장된 국회의사당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8대 국회개원 20여 일을 앞두고 국회 의사당이 2천여 만원을 들여 말끔히 단장됐다.
늘어난 의석 때문에 손질이 많이 간 곳은 본회의장. 붉은 색 융단은 초록색 새 융단으로 바꾸고 즉석 발언을 위해 의석 중간에 설치했던 4개의 마이크를 철거, 벽 쪽의 매입 식 마이크 두 개로 대치됐다.
또 3층 신민당 의원 총회 실은 총무 실·행정 실·기자실까지 합쳐 대폭 확장됐으며 구내 화장실들은 가장 화려하다는 R호텔 것을 그대로 본떠 개수했다.
15일 당 훈련원에서 열린 공화당 초선의원 세미나에는 입학식을 앞두고 사전 교육을 받는 학생모임 같은 분위기.
참석자들은 세미나가 시작되기 전 휴게실에 모여 낯선 사람들끼리 통성명을 하느라 부산했다. 세미나에는 전에 국회의원을 했지만 공화당원으론 처음 당선된 김원태, 손재형, 이교선 씨도 포함한 68명 중 정일권, 김형욱, 권오병씨 만이 불참
세미나에서 백남억 당의장은『원내활동에 열성을 내고 행동통일 해줄 것』을 당부하면서 『여-야 의석 차이가 적으니 어느 일각이 무너지면 상승작용이 얼마나 차질을 가져온다』고 했다.
또 길전식 사무총장은『공부하는 국회의원이 될 것』을 당부하자 김재순 원내총무는『공부도 해야하지만 싸워도 주어야겠다.『당선자의 과반수인 여러분이 지지해주어야 내가 원내총무를 해낼 수 있다』고 인사했다.
신민당 중앙당사에선 14일 하루동안 선거처리 특 조위·당선자·낙선자 회의 등이 한꺼번에 열려 신민당의 판도와 당내 사정을 그대로 집약시킨 듯 했다.
2층 대표위원 실에서 무거운 분위기 속에 특 조위가 6인위의 증언을 듣는 동안 4층 회의실에선 낙선자들이 모여 패배의 분노를 터뜨렸다고. 이와는 대조적으로 하오 3시께 부 터는 당선자들이 밝은 표정으로 당사에 나타나 서로 인사를 나누기에 바빴다.
낙선자 회의 때문에 1시간 가량 늦게 열린 당선자 회의에선 박해충·황은환·권중돈·송원영·강근호씨 등의 순으로 발언이 계속됐는데, 유진산씨의 명예제대론, 당풍 쇄신방안, 정책대결대책, 당권 경쟁 포기론 등 갖가지 주장·이론이 백출,「예비 의원총회」의 성격을 띠었다. 회의를 마치고 나오면서 고흥문씨는『앞으로 의원총회를 하려면 누가 원내총무가 되든 골탕을 먹겠다』고.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