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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해빙 선도하는 무역해빙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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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11일 백악관이 발표한 대 중공 금수품목의 대폭적인 해제조치는 ⓛ미·중공간의 관계정상화로 이르는 직접적인 접점이 되었다는 정치적 의의와 ②미·일, 미국·「캐나다」등 서방측에 치열한 무역경쟁을 유발할지도 모를 경제적 문젯점을 제시했다.
핵 시대에 있어선 잠재적 적에 대한 비 전략물자의 유출을 금지한다고 해서 전갱이 방지되는 게 아니라「전쟁의 원인」을 제거함으로써만 방지된다는 정치적 판단이 미국의 정책 수립자들을 움직인 것 같다.
특히 중요한 점은, 1백43개의 해금품목 말고도 중공의 선박이 미국의 항구에 입항하게 될 때 어떤 대우로 맞겠느냐 하는 문제다. 이에 대한 처리여하가 미·중공간의 국제법적 접근으로 계기가 될지도 모른다.
다음으론 미국과 일본이 중공이란 거대한 시장을 두고 치열한 경쟁을 벌임으로써 결과적으로 극동에 힘의 다변화를 부채질, 이에 중공의 쐐기가 들어올 우려가 없지 않다는 점이다.
바로 이점에 미·일과 한국 및 중화민국간의 냉전 시대적 유대에 미·일·중공의 접근으로 변조가 조성될지도 모른다는 것이 경고되고 있다.
한편 경제적으로는 이번 조치에 의해 금후의 미·중공교역량이 어느 정도 증가할 것은 틀림없지만 당장에 크게 늘어나지는 않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다.
미 농무 장관은 미국은 이 조치에 따라 미국의 농산물과 공산품 교역량이 크게 확대되기를 바라고있으나 당장에 그러한 성과가 나타날 수는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으며 일본도 같은 견해를 표명하고 있다.
지난 60년대의 미·중공간 교역실적은 연간 최대 50만 불에서 최저10만 불 수준에 저미해 왔으며 그나마 68, 69년에는 실적이 전무했었다.
그러나 이번 금수해제 품목의 대부분이 중공이 수입을 희망하는 식품과 의류·기타 각종기계류이며 미국은 이 조치와 함께 중공에서 상당량의 광산물과 기타 원재료를 수입할 가능성이 짙어진 것 등을 고려할 때 세계의 교역 내지는 우리 나라 무역에 미칠 영향은 점차 확대될 것이다.
즉 작물·원면·목재 등의 대 중공 수출 문호개방은 이들 물자의 국제시세를 상승시킬 것이며 반대로 중공이 대량 수출하게 될 주석· 동·연·아연·텅스턴 등의 광산물 가격은 하락할 것이 예상된다.
그러나 고부와 소맥 가격은 공급에 비교적 여유가 있기 때문에 큰 변동이 없을 것이며 소맥 같은 것은「캐나다」와 호주 등 여타 수출국과의 경쟁이, 경공업제품 대미 수출에 있어서는 중공이 우리의 경쟁상대로 추가될 것으로 예상된다.
요컨대 대 중공 승인과 유엔 가입 등 다음 단계 해빙조치와 더불어 계속 확대될 것이므로 일·중공 접근을 가속화하고 궁극적으로는 우리 나라의 수출입 무역에도 많은 영향을 줄 것으로 봐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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