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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정치풍토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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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국회에 첫발을 들여놓을 전정구씨(공화)와 이택돈씨(신민)는 같은 변호사출신의 구면.
여야로 갈려 단상대결을 할 경우가 없지 않겠지만 낡은 정치풍토를 고쳐나가자는 초지는 같다.
『싸움하는 국회가 아니라 일하는 국회의 면모를 갖추어 나가기 위해서는 여당의 독주나 야당의 반대를 위한 반대는 있을 수 없어요. 막후절충의 수법도 없어져야되고-.』
자가비판도 포함한 이씨의 정치풍토 개선론이 나오자 전씨도 전폭적으로 지지다.
『여야를 막론하고 8대 국회에는 시국관이 비슷한 참신한 정치인들이 많이 진출해서 정치풍토개선을 위한 여건조성이 이루어졌다고 보아집니다. 원내활동에 있어서도 과거와는 좀 달라져야 되겠지요.』
이씨는 당선인사를 끝내고 막 올라와서인지 아직도 선거때의 흥분이 가라앉지 않은 듯 풍토개선의 표적을 선거로 끌고 갔다.
『정치의 산실은 선거인데 선거풍토부터 뜯어고쳐야 되겠어요. 물량공세로부터 유권자를 해방시켜야 됩니다. 정치가 아닌 잔치를 하고있으니 말이 됩니까? 산골마다 탁주가 넘쳐흘러 부녀자나 미성년자가 대낮에 얼굴이 불그레해 가지고 난장판을 이루고 있읍니다.』
이를 막기 위해서는 철저한 선거 공영제를 채택해야한다는 것이 그의 소견이다. 선거풍토 개선론이 공화당비만의 색깔을 띠자 전씨는 방어자세. 물량공세가 반드시 집권당만의 얘기는 아니라면서 『법 개정을 말하지만 운영이 잘 되어야한다』고 했다.
선거법은 선거운동에 지나친 제약을 가해 능률적인 선거운동을 못하게 하고 있다고 보는 전씨는 『선거를 프로·레슬링으로 비유한다면 약간의 반칙은 허용되는 게 아니냐』고 반문했다.
5·25 총선의 공명성여부와 양당의 체질문제에 대해선 구면의 지기가 여야의 옷을 단단히 장식하는 듯 싶었다.
이=중이 중 같아야 절이라고 선거가 선거 같아야지요. 이룰 뜯어고치려면 선거의 부정여부를 국가기관이 철저히 가려내고 선거부정관련자는 피선거권을 영구히 박탈하는 것도 한가지 방법입니다.
전=선거풍토개선은 여야와 유권자가 공동책임을 져야할 국민적 과제일 것입니다. 신민당은 누가 주인인지 모를 상태를 빨리 벗어나는 내부 하이어라키의 형성이 급한 것 같은데….
이=공화당은 모든 일을 민주적으로 해나가야지, 한사람만을 위해 기울어져 가는 일인의존집단이 되어서는 안됩니다.
두 사람은 젊은 변호사 친목단체인 청법회의 멤버. 그래서인지 다시 8대 국회에서의 여야를 초월한 서클활동을 통해 서로 공부하고 일하자고 다짐한다.
『파인·플레이를 합시다. 정치풍토개선에도 앞장을 서고… 안되면 탈당하고 정치 그만두지요 뭘』-. 두 신인의 결의는 젊은 의원들의 신풍 운동을 기대케 했다.<심상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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