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구내에 최루탄 안 쏘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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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제발 병원구내로만은 최루탄을 쏘지 말아 주십시오.』-5일 연세대부속병원 당국은 경찰이 학생데모를 진압하기 위해 쏜 최루탄이 번번이 병원구내에서 터져 환자들과 의료진이 심한 고통을 겪고 있다고 밝히고 이의 시점을 요구하는 공한을 내무부장관과 서대문경찰서장에게 보냈다.
병원당국은 또 경찰의 이같은 처사는 학생들이 병원주변에서 데모를 하기 때문이라고 보고 학생들에게도 『병원주변에서 데모를 하는 것을 삼가주도록』바랐다.
이 시정요구는 이 병원에 입원중인 환자들과 의료진이 지난 4월부터 두달동안 연세대학생들이 데모를 할때마다 경찰이 던진 최루탄 개스에 견딜 수 없다고 병원당국에 진정함으로써 취해진 것이다.
연세대부속병원장 임선선 박사는 『지난 3일 연대생들의 데모 때도 최루탄 2발이 병원정문 옆 잔디밭에서 터지는 바람에 휴식중인 환자들과 면회 온 가족들이 개스를 마시고 쓰러 지는 사태를 빚었다』고 말했다.
지난 3일 낮12시25분쯤 외래환자 서영옥씨(53·여·서울 영등포구 대림동60∼7)는 위장병을 치료하고 잔디밭에서 쉬고 있다가 연대생의 데모를 저지하려고 경찰이 쏜 최루탄 개스를 마셔 심한 구토를 하며 쓰러져 10분 동안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서씨는 한달 동안 입원했다가 지난 5월30일 퇴원, 통원치료를 받아오던 중 변을 당했다고 말했다.
이날 구민순씨(39·여·용산구 후암동l40)도 장남 영식군(17)의 기관지염을 치료하러왔다가 최루탄 개스를 마시고 고통 끝에 아들의 치료조차 하지 못한 채 돌아갔다.
이 병원의 응급실 수간호원인 이종영씨(36)는 지난 4월 중순 경찰이 학생데모를 막기 위해 병원으로 통한 길을 모두 차단, 이화여대 입구에서 교통사고로 왼쪽발목이 부러진 환자를 급송하지 못해 행인들이 병원까지 1㎞길을 업고 온 일이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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