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준희가 선택한 가방은 태국산…동남아 브랜드가 뜨는 이유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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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계 대표적 패션스타 고준희가 공항에서 들었던 가방은 무슨 브랜드 제품일까. 지난해 12월 공항에서 포착된 고준희의 페이퍼백은 국내 패션 리더들의 관심을 한몸에 받았다.

이 가방은 태국의 신인 디자이너 브랜드 ‘원더 아나토미(Wonder Anatomie)’ 제품이다. 명품 브랜드 에르메스와 비슷한 디자인이지만 종이와 같은 소재가 독특하다. 이에 대해 ‘원더 아나토미(Wonder Anatomie)’ 디자이너 샬럼키앗 캐티카셈럿은 “그냥 종이가방이 아니다. 종이와 섬유를 혼합한 형태로, 물빠짐 처리도 해서 내구력을 강하게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이 브랜드는 국내에 정식으로 소개된 바 없지만, 세련된 디자인과 소재의 기능적인 측면까지 높은 수준의 품질로 인정받고 있다. 걸그룹 포미닛도 4집 미니앨범 ‘이름이 뭐예요’ 활동당시 이 브랜드의 옷을 입었다.

패션하면 미국이나 유럽을 먼저 떠올리게 된다. 하지만 패션을 선도하는 사람들에게 미주와 유럽 브랜드는 이제 익숙함을 지나 지루함마저 든다. 유행에 민감한 서울에서는 더욱 그렇다.

이에 청담동과 가로수길 일대의 편집매장에서는 동남아권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과거 편집매장에서 ‘디스퀘어드(DSQUARED)’와 ‘드리스 반 노튼(DRIES VAN NOTEN)’을 보며 지갑을 열었던 패션 피플은 이제 태국 브랜드 ‘그레이하운드(GREYHOUND)’를 반색하고 있다.

편집매장 ‘쿤(KOON)’ 홍보팀 임세희 대리는 “국내 소비자에게 미주와 유럽권의 브랜드는 식상할 수 있다”라며 “최근에는 태국과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권의 브랜드 발굴에 힘쓰고 있다”고 했다.

갤러리아 백화점 천지영 바이어는 “최근 각 백화점별 입점 브랜드의 차별화와 신규 브랜드 발굴을 위해 특색있는 동남아권 패션시장을 관심있게 보고 있다”고 했다.

동남아의 주요 패션 브랜드는 신선함에다 개성적인 멋, 그리고 품질까지 좋아 서울은 물론 세계 패션시장에서도 눈길을 끌고 있다.

이런 붐을 반영해 지난 20일부터 서울에서 열린 2014 S/S 서울패션위크에서도 태국 등 동남아 디자이너들의 작품이 소개됐다.

서울 패션위크 ‘아시아 제너레이션 넥스트’ 행사의 일환으로 태국과 중국 디자이너 6명의 무대가 펼쳐진 것이다. 이번 아시아의 주목할 만한 신진 디자이너 선발에는 패션매거진 ‘쎄씨(CeCi)’ 한국과 중국·태국 편집팀이 함께했다.

[지에바이(Jie Bai) 런웨이 피날레 영상]

20일 태국 디자이너 브랜드 마리혼(Marihorn)을 첫 순서로, 원더 아나토미(Wonder Anatomie), 케미사라(Kemissara)의 런웨이 무대가 열렸다. 21일엔 중국 디자이너 지에바이(Jie Bai), 베이첸(Bei Chen), 치장(Chi Zhang)의 컬렉션이 이어졌다.

이번 컬렉션에서 원더 아나토미는 입체적인 프린트와 비닐 소재·고리 등을 사용해 펑키한 룩을 완성했다. 레깅스를 레이어드한 남성복 또한 돋보였다. 마리혼( Marihorn)은 태국의 유명 여배우 출신답게 여성미 강한 의상을 선보였다. 실크와 트위드 소재를 사용했고, 깃털 장식과 브랜드 로고를 본 딴 헤어장식으로 세련된 룩을 연출했다. 케미사라의 의상에서는 시스루 소재와 술장식, 러플, 다양한 주름을 이용한 직물 레이어드 기술이 돋보였다.

개성 강한 의상들이 런웨이를 장식하자 국내외 패션 관계자의 이목이 집중됐다. 행사장에는 중국과 필리핀 등 아시아는 물론 쿠에이트 레바논 사우디 등 중동권 바이어가 특히 많이 참석했다. 서울 패션위크 사무국에 따르면 태국 디자이너 행사를 본 해외 바이어들은 추가 미팅을 잡는 등 반응이 좋았다.

아시아 패션 허브로 자리 잡은 서울에서 아시아 디자이너의 약진이 돋보이는 상황이다. 서울패션위크 홍보를 담당한 석혜현 비알피알 대표는 “아시아 지역의 디자이너들은 서울 패션위크를 통해 세계무대 데뷔를 꿈꾸고 있다”고 설명했다.

[케미사라(Kemissara) 런웨이 피날레 영상]

석혜원 기자, 유지연 인턴기자 hwoni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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