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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 4시리즈 쿠페' 디자이너 강원규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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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의 소유욕을 자극하는 BMW는 멀리서 봐도 브랜드를 알 수 있다. 콩팥 모양의 ‘키드니 그릴’과 트윈 원형 헤드라이트 등 모든 모델에 적용되는 디자인 요소 때문이다. BMW는 지난 17일 파주 미메시스 아트뮤지엄에서 ‘뉴 4시리즈 쿠페’를 발표했다. 강원규(38) BMW 익스테리어 디자이너가 컨셉트카부터 참여한 차량이다. 홍익대 산업디자인학과를 거쳐 미국 아트센터 칼리지오브디자인을 나온 그는 졸업작품이 미 캘리포니아 BMW 디자인연구소 디자이너에게 호평을 받아 독일 본사 디자이너로 스카우트됐다. 한국 론칭 행사를 위해 귀국한 그에게 BMW가 왜 남성의 로망인지 물었다.

- BMW가 남성 선호 수입차 1위로 나왔다.

 “한국뿐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BMW는 남자가 선호한다. 남자들은 예부터 말 타는 걸 좋아하는 등 빨리 이동하고 싶어 하는 기질이 있다. 자동차도 달리는 성능이 뛰어난 제품을 선호할 수밖에 없다. BMW는 그런 기능성이 강조돼 보이지 않나. 타보고 나서 ‘정말 그러네’ 하며 좋아하는 것 같다. 여자들은 ‘자동차가 빨리 달려봐야 얼마나 빨리 가나’ 이런 느낌이겠지만.”

-디자인에 기능성을 강조하는 요소가 담겼나.

 “다양한 장치가 있다. 헤드램프가 하늘을 바라보지 않고 약간 땅 쪽으로 기울어져 있는데 집중하는 인상을 준다. 원형 헤드라이트도 윗부분이 잘려 있어 앞을 응시하는 느낌을 준다. 차체의 전체적인 자세나 앞뒤 비례감도 역동성을 잘 드러낸다. BMW는 엔진이 들어 있는 보닛이 길다. 성능 좋은 엔진이 있을 것 같아 보인다. 동물을 봐도 치타는 머리가 작고 몸은 가는데 다리는 길어 딱 보면 빨리 달릴 것처럼 보이지 않나. BMW는 앞은 슬림하고 뒤가 볼륨감이 있어 뒷바퀴가 빨리 돌아갈 것 같은 느낌을 주는 거다.”

-다른 브랜드와 차별화된 또 다른 특징이 있나.

 “오래 타도 질리지 않고 우아해 보인다는 평을 듣는다. 차 디자인이 솔직하기 때문이다. 몸매가 나쁜 사람은 바지 패턴을 특이하게 한다거나 치장해야 하지만 몸매가 좋으면 군더더기 장식이 필요 없다. BMW는 기본 자세가 좋기 때문에 그걸 강조하는 디자인 원칙을 오랫동안 지켜오고 있다.”

-남자에게 차는 무엇일까.

 “음. 생각해 보니 디자인을 하면서 여성을 염두에 둔 적은 없었다. 남자에게 차는 욕망의 표출이다. 영역 확장이기도 하다. 기본적으로 남자에겐 남보다 앞서고 싶어 하고 빨리, 그리고 멀리 가길 바라는 욕망이 있지 않나. 그런 점이 남자 고객 구매력의 근간인 것 같다. ”

-직접 참여한 4시리즈 쿠페 디자인의 특징은.

 “중3 때 아버지가 보던 일본경제신문(닛케이)에서 BMW 3시리즈 쿠페의 흑백 사진을 보고 반해 자동차 디자이너가 되기로 마음먹었다. 이번 차는 ‘잘 달리게 생겼는데 되게 예쁘다’는 생각이 들도록 했다. 지붕 곡선은 부드럽게 내려오지만 하부는 팽팽한 근육질의 느낌을 담았다. 그러면서도 전체적으로 우아하다.”

파주=김성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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