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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유괴 낙도서 혹사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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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대천=박영수·심정보 기자】보령경찰서는 29일 6년전에 서해의 외딴섬에 끌려가 김양식장에서 혹사당하다 죽음을 무릅쓰고 탈출해온 최충일군(17·수원시 서평동5)과 2년전에 끌려가 역시 혹사당하다 함께 탈출해온 임성철군(12·충북 진천군 진천읍 지성리189)등 두 소년의 증언에 따라 이들을 유괴, 혹사하고 매질을 해온 보령군 번천면 외연도 이황도 최련춘씨(46)를 영리를 위한 유인혐의로 입건, 구속영장을 청구하고 인근 섬에 이들과 같은 처지에 있는 소년들이 10여명이나 있는 것으로 보고 경비정을 동원, 각 섬에 대한 수색작업에 나섰다.
이들 소년들은 지난 21일 하오10시쯤 10가구 섬 주민이 모두 잠든 틈을 타 바닷가에 매어둔 이 섬의 김진안씨(21)의 거룻배를 몰래 타 탈출을 기도, 험한 파도와 싸우며 육지가 있는 동쪽으로 노를 저어 나오다가 깜깜한 바다가운데서 추위와 공포에 질러 새벽부터 정신을 잃고 포류하기 시작, 22일 상오10씨쯤 부근 해역을 지나던 서산경찰서경비정 한산호(15t)에 의해 구조된 것이다.
이들은 그 동안 육지에서 96km나 떨어진 외딴섬 황도로 끌려가 김양식장과 거룻배 노젓기로 혹사당했으며 꽁보리밥에 소금 국으로 연명, 심한 매까지 맞아 기회만 있으면 이곳에서 탈출하려 했으나 감시가 심하고 배가없어 뜻을 이루지 못했는데 21일 임군이 일을 잘못 한다고 온몸이 피투성이가 되도록 주인에게 얻어맞는 것을 본 최군이 『죽으려면 차라리 바다에서 죽자』고 임군을 업고 나와 탈출을 기도했다는 것이다.
경찰에서 소년들은 황도에만도 지금 자기들과 같이 끌려가 혹사당하고있는 소년이 4명이나 있다고 증언했다.
최군은 12세 때인 지난 65년12월 가난한 집을 뛰쳐나와 일자리를 구하려고 헤매다 허탕치고 집에 돌아가려고 천안 역에 나갔다가 돈 많은 상인차림을 한 최씨가 『좋은 옷과 음식을 주고 월급도 많이 주겠다』고 꾀어 따라간 곳이 황도였고 임군도 69년5월 최군과 비슷한 꾐에 빠져 끌려가 한집에서 혹사와 폭행을 당해왔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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