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서 과열현상(서울시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5·25총선은 일부지역에서 투표일에 돈 봉투를 돌리는가 하면 밀가루, 양말, 설탕 표 등의 선물공세에 다 투표소로 가는 길목에 막걸리 통을 차려놓고 유권자를 유혹하는 등 막판에 타락현상을 나타냈다.
이 같은 과열현상으로 일부 투표소에서 무더기 표 등 각종 사고가 잇따랐다.

<모함인쇄물>
25일 상오2시30분쯤 공화당 서울 성동갑구 당이 당원들을 시켜 지난7일자「진산 파동」기사와 신민당 성동갑구 신민당후보 양일동씨가 당원들에 의해 멱살이 잡히는 등 위협을 받고 있는 것을 보도한 중앙일보와 동아일보를 복사, 『삼천만은 원한다. 밝은 정치를』 『정계서 몰아내자 타락정치인』이란 내용의 인쇄물을 돌리다 신민 당원들에 의해 적발되었다.
경찰은 이 인쇄물을 돌리던 김종길씨(27)를 연행하고 인쇄를 5천 여장을 압수했다.
이날 신민당 성동갑구당 옥수동책 양재희씨(34) 등 5명이 인쇄물을 돌리던 공화당원과 옥신각신, 공화당 성동갑구 당원 김해기군(20) 둥 6명과 난투극을 벌여 공화당원 최흥옥씨(50) 등 2명이 부상했다.

<통지표 빼돌리기>
25일 상오6시50분쯤 서울영등포구 시흥동 직원 온기종씨(32)가 권경출씨(51·시흥2동인) 등 주민1백12명의 투표통지표를 투표소 앞 담뱃가게에 숨겨두었다가 찾아가는 것을 신민 당원 정수헌씨(34)가 발견, 경찰에 고발했다.
이날 정씨는 동사무소 측이 이 투표통지표가 돌리다가 남은 것이라 해명했지만 남은 통지표는 선관위에 돌려주어야 하는 것이라고 주장, 여당 성이 강한 유권자에게 돌리기 위해 빼돌린 것이라고 말했다.

<돈 봉투>
25일 상오6시20분쯤 좀 서울영등포구정구 공화당원 한재희씨(31·시흥2동 6-5) 등 3명이 현금1천원씩을 넣은 봉투와 영등포정구 공화당후보 박충열씨의 기호표를 시흥2동 일대 집집마다 돌리다가 박수영씨(30·시흥2동산91)의 고발로 경찰에 잡혔다.
경찰조사에 따르면 한씨 등 공화당원들은 현금1천원씩을 넣은 돈 봉투 1백30장을 이날 상오3시부터 시흥2동 일대에 가가호호 돌렸는데 이들이 경찰에 잡힌 상오6시20분까지 1백23장의 돈 봉투를 이미 나누어주었다는 것이다.
경찰은 이들이 돌리다 남은 7장의 돈 봉투와 공화당 박충훈 후보의 기호표를 압수했다.

<밀가루 표>
서울 중구 방산동 방산 시장 안의 동흥 상회와 동화상회 등 밀가루점포에 25일 상오 7시부터 1백여명의 부녀자들이 서울종로구 재선동·돈의동·충신동·종로3가동의 동사무소에서 받았다는 밀가루 시식 권을 내고 22㎏들이 무궁화표 밀가루를 1부대씩 타 갖고 갔다.

<항의· 연좌소동>
25일 상오10시30분쯤 투표통지표를 받지 못한 서울영등포구 시흥2동 주민 1백여명은 동사무소에 몰려가 항의, 약30분 동안 연좌했다.
주민들은 동사무소 측으로부터 주민등록증만 지참하면 투표할 수 있다는 확약을 받고 돌아갔다.

<기타>
25일 상오10시쯤 서울서대문구연희2동179 정순세씨(61) 등 40여명은 연희2동 제3투표소 (모래네 고등공민교)에서 지번이 변경된 후 주민등록증 이면에 변경기재가 되지 않아 투표를 못해 한때 항의, 동사무소 촉이 주소지를 변경, 투표하도록 했다.
또 이날 상오11시30분쯤 서울 영등포구 구로동 제4투표소 앞에서 이승선씨(56·구로동 산1)가 공화당 제19지구 국회의원 입후보자 박충열씨의 기호표를 투표하러온 주민들에게 돌리다가 신민당 독찰 반원 나이균씨(30)에게 적발, 나씨의 고발로 국회의원선거법 위반혐의로 경찰에 연행되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