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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한방] 급속히 떨어지는 기억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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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22면

아침에 외운 영어단어가 저녁에는 전혀 새로운 것처럼 느껴지고, 메모 없이는 아무 일도 못할 정도로 기억력이 급속히 떨어질 때가 있다.

갑작스런 기억력 감퇴는 노화도 원인이겠지만 무엇보다 폐와 심장을 주관하는 상초, 비장과 위장의 중초, 간장과 신장의 하초 등 삼초(三焦)의 원기허약 때문이다.

삼초의 이상으로 원기가 떨어지면 오장육부의 균형이 깨져 몸이 허약해진다. 결국 뇌세포에 충분한 영양과 산소가 공급되지 않아 두뇌활동이 저하되는 것이다.

하지만 증상에 따라 부족한 기능과 원기를 보해주면 기억력 증진은 물론 각종 허약 증상을 개선시켜 잔병을 예방할 수 있다.

우선 폐와 심장 기능을 활성화시켜줌으로써 상초의 원기를 북돋워준다. 심장과 폐기능이 강화돼 호흡이 좋아지고,신선한 산소공급이 원활해지면서 기억력이 좋아진다.

소화력이 저하되고 가스가 자주 차는 등 비위 기능이 떨어졌다면 중초의 원기를 회복시켜줘야 한다. 영양흡수나 에너지 축적을 통해 뇌력을 증진시키는 것이다.

한편 간장과 신장 기능 저하로 기억력도 떨어지고 의욕이 없이 자주 피곤할 경우엔 하초의 원기를 보충시켜줘 보자. 호르몬 분비가 왕성해져 골수가 튼튼해지며 노폐물 배설도 잘 되고 스테미너도 증강된다.

기억력을 증진시키고 두뇌활동을 좋게 하는 대표적인 약으로는 수험생 보약으로도 유명한 총명탕(聰明湯)이나 육공단(六共丹), 비장을 튼튼하게 하고 원기를 보한다는 건비보원전(健脾保元傳)등을 꼽을 수 있다. 특히 육공단은 떨어진 기억력을 회복시키고 암기력을 길러주며 만성피로에 아주 효과적이다.

가정에서는 원지(遠志).석창포(石菖蒲).천마(天麻) 4g씩에 물 한사발을 넣고 수시로 달여 마신다. 뜻을 멀리 가진다는 원지라는 한약재는 심장을 안정시켜주고, 석창포는 심장의 스트레스를 줄이고 혈맥을 뚫어준다. 또 천마는 머리를 맑게 하는 효과가 있어 기억력 증진에 도움이 된다.

시간이 날 때마다 혈자리를 지압해주는 것도 좋다. 목뼈 양쪽으로 움푹 들어간 곳인 풍지혈이나, 눈꼬리 옆으로 움푹 들어간 태양혈을 지압해주면 스트레스와 피로는 가라앉고 머리가 맑아진다.

특히 엄지와 검지 손가락뼈가 만나는 합곡은 비위허약으로 인한 소화불량.두통 등에 좋은 혈자리다. 비장은 생각을 주관하는 장기다. 생각이 너무 많으면 과부하로 인해 기능이 약해져 소화기능이 떨어지고 두뇌활동이 저하된다.

따라서 스트레스가 많은 사람이나 수험생은 합곡혈을 수시로 지압해 소화불량이나 두통을 개선하고 기억력과 집중력을 길러보자.

신준식 자생한방병원장(www.jase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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