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 선보일 오페라 「심청전」|「뮌헨·올림픽」음악제 위해 내한하는 연출가 「레너트」박사|<뮌헨=김지운 특파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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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뮌헨」국립 「오페라」좌관장 「귄터·레너트」박사가 72년 「뭔헨·올림픽」대회 문화 축제의 주요 공연 「오페라」인 『심청전』의 준비와 한국 예술계 시찰을 위해 20일 서울을 방문한다. 「레너트」박사의 1주간, 방한에는 서독 유수의 음악 서지 출판사 「보테·운트·보크」의 「하랄트·쿤츠」박사 (윤이상씨 관계로 한국 방문한 일이 있음)가 수행하며 주요일정에는 심청전 창극과 연극 관람이 포함돼 있다. 「오페라」『심청전』은 「레너트」박사 연출, 「쿤츠」박사 가사, 「볼프강·자발리셰」음악 지휘, 윤이상 작곡으로 「올림픽」문화축제 개막 첫날인 72년8월1일 「뮌헨」국립 「오페라」좌 또는 「바이에른」주립 「오페라」좌에서 국제 관객들에게 공연된다.
독일에서 또 세계에서 「오페라」연출가로서는 널리 알려져 있는 「레너트」박사는 8월26일 막을 올리는 「올림픽」대회를 전후하여 「뮌헨」국립 「오페라」좌에서 공연되는 20개의 「오페라」와「발레」의 모든 준비 진행을 총 책임지고 있을 뿐 아니라 그중 9가지 「오페라」의 연출을 직접 담당하게 된다.
독일에서 「심퍼니·오키스트러」라면 「헤르베르트·폰·카라얀」을 손꼽듯이 「오페라」연출에서 제1인자로 손꼽히고 있는 「레너트」박사는 5월12일 본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거의 모든 출연자들이 확정됐지만 심청 역의 주인공 선택이 아직 미결이라고 말하면서 후보 중에는 한국인 1명, 독일인 2명, 미국인 1명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고 시사했다.
한때 심청역으로 일본인 (재독)이 발탁됐으나 작곡가의 작곡 위촉 반환설까지 떠도는 가운데 이 일본인 발탁은 취소됐다고 하며 후보 물망에 오르고 있는 한국인 가수는 다른 세 경쟁자를 물리치기 어려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레너트」박사는 자신과 작곡가 각본을 맡은 「쿤츠」박사, 음악 지휘자 「자발리세」씨등과 협의하여 심청 역을 최종 결정할 것이라고 말하면서 모든 출연자는 될 수 있으면 「뮌헨」국립「오페라」좌 전속자 중에서 뽑힐 것이라고 덧붙였다. 「뮌헨」국립「오페라」좌의 전속 가수 중에 동양인으로는 한국 출신의 「소프라노」 김영자 양 (미 「줄리어드」출신) 1명뿐 이미 딴 한국인 현역 가수로는 「쾰른」시립「오페라」좌 전속 이주연 양과 「트리에르」시립극장 전속 가수 한승희 양 (서울 음대 출신)이 있을 뿐이다.
「뮌헨·오페라」좌에서 매주 평균 2, 3회 출연하는 김영자 양은 『심청전 중』에서 주역 아닌 딴 역을 이미 제의 받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심청전』은 인간 (부녀)의 지고선과 이상주의적인 희생 정신이 인간을 새로운 평화의 세계로 이끌어 가는 옛날 얘기 때문에 서양인을 포함한 국제 관광객들에게 손쉽게 이해되고 또 그들의 심금을 울려줄 것으로 확신한다고 「레너트」박사는 말했다. 그는 또 문화 축제의 주제 「오페라」라 할 수 있는 『심청전』이 한국인을 위한 것이 아니고 전세계에서 모여드는 관객을 위해 공연되기 때문에 모든 점을 고려하여 될 수 있으면 모방을 피하고 창의성을 발휘하여 『모방 없는 한국 옛 얘기』로 발전시키는데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의상은 한복이 아닌 특이한 새로운 창작물이 될 것이라면서 「디자인」을 맡은 「유르겐·로제」씨는 한국 고유의 건축 양식을 살리되 모방 아닌 무대 장치를 꾸미게 된다고 밝혔다.
지난 4월1일 환갑을 맞이한 「레너트」박사는 어려서부터 예술가로 입신해보겠다는 야심을 가지고 어린 때를 보냈으나 공장주인 아버지의 원에 따라 처음엔 법학도로 전공을 시작했다. 대학 구두 시험 보는 날에 어느 영화 제작의 조감독으로 계약할 만큼 마음은 예술에 쏠려 있었으며 그 뒤 불과 2년만에 「부페르탈」극단의 연출가로 초빙을 받기에 이르렀다.
이때부터 그는 특이한 「레너트·스타일」을 발전시키기 시작했으며 전후에 「함부르크」 국립 「오페라」좌에 발을 들여놓으면서부터 기성 연출가로 명성을 떨치기에 이르렀다.
「레너트」박사는 『가능한 한 모든 역량을 최대한으로 발휘하는 것』이 소원이라고 말하고 있으며 나이는 환갑을 맞았지만 경력 면에서는 지금이 최고 절정에 달한 것 같다고 그의60회 생일에 한 독일 신문은 논평했다.
「레너트」박사는 「올림픽」 다음해인 1973년 여러가지 「레퍼터리」를 가지고 「뮌헨」 국립 「오페라」좌를 이끌고 일본에서 일련의 공연을 하도록 교섭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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