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이 의장 발언에 호남서 비명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국회의원 후보지원 유세를 하면서 야당에 대한 공격의 화살을 늦추지 않고 있는 박정희 공화당 총재는 16일 영동유세에서『지난8년 동안 야당이 대통령 하는 일에 협조해준 적은 단 한번, 국회의원의 세비를 올리는 데에 만장일치로 찬성한 것 이외에는 반대만을 해왔다』고 꼬집었다.
박 총재는 고속도로에서 영동 읍까지 들어가는 11㎞를 넓히고 포장해줄 것을 약속하면서『고속도로가 영동읍을 지나도록 하려 했으나 암반을 뚫어야하는 난공사로 너무 돈이 많이 들 것 같아 10여 차례나 공중 정찰을 한끝에 현재의 길로 나가게 한 것』이라고 설명하기도
박 총재는 영동과 영천 두 곳에서 유세할 예정이었으나 날씨가 나빠「헬리콥터」를 타지 못해 육로로 대구까지 오면서 영동서만 유세한 것.
『경상도에선 몽땅 공화당의원을 뽑아보내자』는 이효상 의장의 발언에 호남지방의 공화당후보들은 비명이다.
대통령선거에서 두드러진 지역 감정에 대한 반성이 있었는데, 이 의장 발언 때문에『그렇다면 호남에선 야당사람을 많이 뽑아야 균형이 잡히지 않겠느냐』는 얘기가 나오고 있기 때문.
그래서 호남지방에서 공화당 후보지원 유세를 하고있는 정일권 총재상임고문은 지역감점해소를 유세의 촛점으로 삼고 있다.
17일 군산·이리·김제에서 지원유세를 한 정 고문은『전라도에서 장관 중에 가장 중요한 자리인 내무·농림·국방장관이 나왔으며 나의 행정 경험으로 보아 원내안정세력이 있어야 국가발전에 지장이 없으니 지역적인 감정을 떠나 여당의원을 많이 뽑아달라』고 호소.
『67년 선거 때 전국을 다니며 고별강연을 한다고 했는데 그만 거짓말장이가 되고 말았다. 이번은 정말 나의 마지막 정치강연이다』-.
부산동구 김승목씨의 선거 사무장을 마지막으로 20년의 정치활동을 끝내는 박순천 신민당고문이 16일 경남 여고서 가진 지원연설에서 한말.
박 할머니는『야당 한다는 건 가시 밭 길을 맨발로 걷는 것이고 정치는 갈수록 타락되어 거짓말 잘하고 사기하고 치부할 줄도 알아야 하게 되어 가니 사람 버리기 일쑤인 것이 정치라는 생각이 든다』고.
그는『내 아들이나 내가 아끼는 젊은 사람에겐 정치를 말라고 권하지만, 그들이 가시밭 길이라도 걷는다는 데야 기어이 말릴 재간이 없었다』면서 『제발 치부하는 사람, 선거에 돈 쓰는 사람들은 좀 몰아 내달라』고도.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