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 런처로 글로벌 시장 뚫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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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7면

‘시작 페이지를 장악하는 자 (인터넷) 세계를 지배하리라’.

 지금은 자취를 감춘 웹 브라우저 넷스케이프의 내비게이터를 기억하는지…. 1990년대만 해도 마이크로소프트(MS)의 인터넷 익스플로러와 시장을 양분했다. 그러나 MS가 자사의 컴퓨터 운영체제(OS)인 윈도에 익스플로러를 끼워 팔면서 내비게이터는 시장에서 사라져갔다. 인터넷의 시작 관문인 웹 브라우저를 누가 장악하느냐에 따라 인터넷 세계의 지배자가 달라졌다.

 90년대가 PC 태동기였다면 지금은 모바일 태동기다. 역시 모바일 세계를 지배하고 싶다면 시작 페이지를 장악해야 한다. 그것이 바로 ‘런처(바탕화면 꾸미기 애플리케이션)’다. 네이버 등 포털을 비롯해 SK텔레콤·KT 등 통신사, 페이스북·카카오 등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업체들까지 모두 런처 장악에 뛰어들었다.

 이 가운데 최근 무섭게 성장하고 있는 업체가 버즈피아다. 주로 스마트폰 제조사에 필수로 들어가는 런처를 납품하던 벤처(디지털아리아)에서 지난해 8월 독립해 직원이 20여 명에 불과하지만, 버즈피아에서 선보인 버즈런처는 스마트폰의 홈스크린(첫 페이지)을 다른 사람과 공유할 수 있는 SNS 런처로 인기를 끌고 있다. 출시 4개월 만인 이달 말 300만 다운로드를 앞두고 있다. 이 회사의 가능성을 알아본 포털 업체 다음은 지난 8월 버즈피아를 인수했다.

 다음에 인수된 후에도 버즈피아를 이끌고 있는 서정일(42·사진) 대표는 최근 기자와 만나 “당장의 수익 모델이 없기 때문에 런처 시장은 단기 승부로는 안 된다”며 “네이버가 라인(모바일 메신저)으로 글로벌 업체로 거듭났고, 중국의 런처 개발사인 ‘고런처’가 1억 명의 글로벌 사용자를 확보한 것처럼 버즈피아도 다음의 투자로 글로벌 회사로 거듭나겠다”고 말했다.

 버즈런처의 강점은 홈스크린 개발에 따로 돈이 들지 않는다는 점이다. 서 대표는 “자신이 공들여 만든 홈스크린을 그저 많은 사람과 공유하기 위해 아무 대가 없이 공개하는 이가 많다”며 “고런처의 경우 홈스크린 하나 개발하는 데만 수백만원을 들이는데 우리는 매일 공짜로 1500여 개의 홈스크린을 제공받는다”고 말했다. 이렇게 사용자들이 올린 버즈런처의 홈스크린은 현재 10만 개가 넘는다.

고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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