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셧다운, 아이언맨 15명 만들 돈 날렸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1면

미국 특수전사령부(SOCOM)가 영화 ‘아이언맨’을 연상케 하는 특수갑옷 개발에 나섰다. 미 국방부 산하 미군 공보국(AFPS)은 18일(현지시간) ‘전술공격경전투복(TALOS)’ 개발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그간 미군 관계자 등을 인용해 아이언맨 갑옷을 개발한다는 보도는 나온 적이 있지만 미 정부의 정식 발표는 처음이다. TALOS에는 방탄·방화 기능뿐만 아니라 착용자의 체력을 강화하는 에너지 저장·방출 장치, 생체활동 센서, 최첨단 통신기기 등이 내장될 예정이다. TALOS 개발 책임자인 마이클 필슨은 “우리는 흔히 이 장비를 아이언맨 슈트(suit)라고 부른다”며 4~5년 내에 첫 제품이 개발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16일간 지속된 미국 연방정부의 셧다운(일시 폐쇄) 사태가 끼친 손실액만으로도 영화에서처럼 하늘을 나는 ‘아이언맨’을 15명이나 탄생시킬 수 있었다고 외교 전문지 포린폴리시(FP)는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FP는 국제 신용평가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추산한 셧다운 피해액 240억 달러(약 25조5000억원)가 얼마만큼의 가치를 가지는지 다양한 예로 제시했다.

 ‘아이언맨’의 주인공 토니 스타크처럼 비행 갑옷과 첨단 무기, 말리부 해변의 저택 등 초호화 생활을 누리는 데 드는 비용은 16억 달러, 셧다운 손실액의 15분의 1이면 충분하다. 또 비싸다며 한국 공군이 차세대 주력기 선정에서 탈락시킨 F-35 전투기를 150대 구매할 수 있다. 미국이 2008년부터 개발 중인 최신예 항공모함 CVN78을 2척 보유할 수 있고, 미군이 석 달간 아프간전을 수행할 비용을 댈 수도 있다. 미 항공우주국(NASA)이 화성 탐사 프로그램을 9번 수행할 수 있는 돈이며, 인간의 달 착륙을 위해 20년간 진행한 아폴로 프로그램 비용(당시 액면가 기준)과도 맞먹는다.

 억만장자 워런 버핏 재산의 절반에 해당하며 대표적인 소셜네트워크서비스 기업인 트위터를 통째로 사들일 수 있는 액수이기도 하다. 엘살바도르의 지난해 국내총생산(GDP)을 약간 넘고 아이슬란드 GDP의 2배에 달한다. 9·11 테러 현장에 지어진 프리덤 타워는 세계에서 건축비가 가장 많이 든 빌딩으로 꼽히지만 셧다운 손실액으론 그보다 6배 비싼 건물도 지을 수 있다. 세계에서 가장 높은 빌딩인 두바이의 부르즈 할리파(828m)는 16채나 지을 수 있고, 영국 버킹엄 궁전 자산 평가액의 15배에 달한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을 치르기 위해 공항 등 중국이 투자한 총 인프라 비용의 절반에 해당하고 지난해 런던 올림픽의 경우 두 번 치를 수 있다. 역사적으론 1803년 미국이 프랑스로부터 루이지애나주를 사들일 때 가격과 비교한다면 현재 가치로 환산하더라도 이 땅 100개를 구입할 수 있다. 또 48년 미국이 마셜플랜을 통해 전후 유럽을 원조하기 위해 조성한 자금의 14%(현재 가치로 환산할 경우)에 달한다.

이충형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