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브리그 포커스 (1) 연봉전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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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 구단들의 성적 상승과 맞물려 연봉협상은 여느 때보다 뜨거울 것으로 보인다. 일단 빅3로 불리될 기아,LG,삼성은 선수들 각각 인상요인을 갖고 있어 이상훈-이승엽-이종범의 연봉킹 전쟁만큼이나 뜨거울 전망이다.

삼성 – 올 시즌 누가 뭐라해도 연봉대란의 조짐을 보이는 팀이다. 확실한 연봉인상 선수들인 이승엽,마해영의 연봉을 어느정도 책정하느냐가 관건.선수들 하나하나 삭감의 요인은 좀처럼 찾아보기 어렵다는 점과 내년 시즌 FA가 확실시되는 이승엽, 마해영의 보험용 연봉인상도 고려된다면 사상 최고액을 갱신할 것으로 보인다.

일단 이승엽과 마해영이 가장 큰 화두다. FA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해 많은 연봉을 안겨줄 것으로 보인다. 이승엽은 이미 국민타자라는 명성과 함께 삼성이 내세우는 프랜차이즈 스타라는 프리미엄까지 겹쳐 연봉인상액을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마해영도 이승엽과 비교할 때 상대적으로 적은 액수로 예상되지만, 프로야구 전체에서는 상위권에 포진될 조짐이다. 올 시즌 2억원의 연봉은 그동안 마해영이 삼성에서 큰 공헌이 없었다는 점에서 인상폭이 적었을 뿐이었지만, 올 시즌 한국시리즈 MVP의 프리미엄을 통해 삼성의 무관탈출에 1등공신이라는 점이 연봉에 상당히 반영될 것이기 때문이다.

특히 삼성으로 이적 후 3할2푼 이상을 쳐내는 안정된 타격과 함께 30홈런 이상을 기록하는 저력을 선보이며 오히려 삼성에서 전성기를 맞고 있다는 점에서 삼성이 마해영에게 아낌없는 연봉대박을 안겨줄 조짐이다.

한국시리즈에서 결정적인 활약을 펼친 노장진도 자신의 몸값을 올릴 수 있는 기회를 맞았다고 볼 수 있고, 전체적으로 삼성의 연봉 인상폭은 상당 수준에 이를 것으로 볼 수있다.

LG – 문제는 팀성적과 개인성적의 중요성을 어떻게 평가하는냐가 관건이다. 개인성적이 중요시되는 연봉협상에서 LG선수들은 내세울 성적이 없는 편이다. 하지만, 시즌의 마지막이라는 포스트시즌에서 놀라운 성적을 올리면서 연봉 상승의 분위기는 무르익고 있다.

특히 김성근 감독 해임이라는 장애물을 헤쳐나가기 위해 선수들에게 모진 연봉의 칼을 들이대기 쉽지 않다. 또한 이광환 감독의 신바람 야구의 원천인 선수들에게 신바람나는 돈보따리 만큼 좋은 약이 없다는 점에서 한국시리즈 준우승이라는 프리미엄과 함께 의외로 연봉 대박이 터질 가능성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팀의 간판급 선수들이 좋지 않은 성적을 보였다는 점에서 전체적인 연봉규모는 지난해와 큰 차이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기아 – 삼성과 함께 연봉 대박의 꿈이 영글고 있는 곳이다. 비록 플레이오프에서 패하기는 했지만, 기아는 당초 4강도 쉽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알찬 성적을 거두었다. 무엇보다 1~3번 상위타선을 이룬 선수들의 연봉은 국내 최강 대열로 뛰어오를 가능성을 보이고 있다. 이종범은 이미 팀의 간판이라는 상징성을 높게 평가하는 상황이고, 장성호는 상대적으로 적은 연봉을 받았다는 점에서 연봉 수직상승의 기회를 잡았다.

이것은 김종국 역시 마찬가지이다. 프로 입단 후 처음으로 억대 연봉에 진입할 것이 확실한 가운데, 사인할 액수에 관심이 갈 정도이다. 특히 도루왕을 차지한 뛰어난 주루 플레이와 튼튼한 수비력을 갖춘 김종국에 대한 몸값은 높게 예상된다.

한편 기아타이거즈는 전체적으로 연봉 상승이 주를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데 무엇보다 올 시즌 활약했던 선수들의 연봉이 낮은 신인급 선수들이기 때문이다.

일단 현대 유니콘스가 정민태에게 5억원을 풀면서 연봉전쟁의 신호탄은 최소 5억을 기준으로 시작하게 되었다.

오윤록 명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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