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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법상태가 된 신민당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신민당의 공천 후유 파동이 갈수록 심각한 양상을 띠게 되자 당초 『진산덕에 수월하게 선거를 치르게 되었다』던 공화당의 반응도 차차 신중해지고 있다.
8일 유세를 떠나기에 앞서 『남의 집안 사정은 잘 모른다』고 입을 열지 않던 김종필 부총재는 『진산이 다시 당권을 잡건, 물러나건 그의 시대는 끝난 것 같다』면서 『이번 파동은 결코 새로운 것이 아니고 오랫동안 쌓였던 것이 폭발한 것 같다』라고 풀이-.
백남억 당의장은 『진산으로서는 당권장악을 위한 포석을 지금부터 해야했고 따라서 전국구로 출마하여 지역구에 대한 지원, 통솔에 나서는게 당연했다』는 견해였는데 다른 간부들도 이 파동의 여진이 공화당쪽에도 날아올까 적지 않이 신경이 쓰이는 눈치.
한편 당사무국은 10일부터로 예정된 박총재의 지원유세를 야당사정을 보아 며칠간 늦출 것을 건의키로 했다.
유진산 신민당수의 지역구 포기와 관련한 금전수수설이 나돌자 영등포갑구의 공화당공천자인 장덕호씨는 8일 아침 공화당사에 나와 『모호한 오해로 피해를 본다』면서 『지역구를 맡은 이래 유당수를 단 한번도 만난 일이 없다』고 해명했다.
장씨는 『내가 지난해 3월 여러 지역구를 제쳐놓고 영등포갑을 택한 것은 야당당수와 떳떳이 대결하려했던 것이었는데 젊은 사람이 왜 지역구를 사겠느냐』면서 『유당수의 아들이 부도를 냈던 작년8월에 은행이 3천5백만원을 융자해 준 것은 장차관을 통한 정치적 처리였지 자신은 전혀 관련되지 않았다』고 해명.
진산의 지역구출마포기가 당권파동으로 번진 신민당은 7일 하오에 이어 8일 아침에도 관훈동에 있는 중앙당사를 양일동씨계의 성동갑구 당원들이 점령, 일반당무가 마비된 상태.
당사를 점령하고 있는 양씨계 당원들은 8일 아침에는 그 수가 3백명으로 늘어나 당사정문에 『김대중씨를 제명하라』는 격문을 붙이고 「셔터」를 내린 채 보도진뿐 아니라 일절의 당사출입을 막고있다.
술 냄새를 풍기는 일부당월들은 『○○죽이라』고 고래고래 소리쳤으며 당사로 들어가려던 기자에게 『기자면 다냐』고 폭행을 하는 등 신민당 당사는 가히 무법상태.
국민당은 당초 당의 인사를 전국구 후보로 공천, 5·25선거에서 최소 1억원의 선거비용을 마련하려 했으나 이에 실패, 지구당에 대한 지원은 물론 중앙당조차 거의 마비되었다.
선거비용마련이 어렵게되자 당초 지원유세에 나설 뜻을 가졌던 윤보선 총재는 선거유세를 일절 않기로 했으며 중앙당에는 곳곳에서 『후보사퇴를 하겠다』는 전화가 걸려오고 있다.
한편 조종호 사무부총장은 『현재 당의 형편으로 보아 후보 중 자기 돈으로 선거를 치를 수 있는 구역은 몇 개 구역에 불과하고 나머지구역은 중앙의 지원이 없는 한 선거를 포기할 수밖에 없다』고 한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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