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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의 박해에 저항하는 월남 언론|「틴·상」지 발행인의 IPI보고전문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다음 글은 IPI(국제신문인협회) 회보1971년 4월 호에 실린 월남에서의 언론 자유에 관해 전 세계 언론 기관과 가입 회원에 회람한 보고문이다.
IPI보 편집자 주=정부가 언론을 대하는 태도가 민주주의 척도라면 「사이공」의 일간 신분 「틴·상」지 발행인「고·킁·둑」씨가 보내온 다음의 편지는 월남의 장래가 진정 암담하다는 사실을 말해준다. 다만 그런 속에서도 한 가닥 희망이 있다면 그것은 월남의 많은 발행인·기자들이 이와 같은 권력의 박해에 대해 저항을 하고 있다는 사실이라고 「고·킁·둑」씨는 위험을 무릅쓰고 이 서한에 서명하고 있다.

<서한 전문>
『국제신문인 협회의장 귀하 본인은 귀하에게 월남의 언론 사정에 관한 대단히 중요한 정보를 말씀드리려 합니다.
저는 귀하가 월남정부의 언론 탄압과 박해에 대한 우리들의 항의를 전 세계에 알림으로써 언론의 자유를 쟁취하기 위한 우리의 투쟁을 지원, 월남에 의사표시 및 언론의 자유가 확보되도록 하여주기를 간청합니다.
월남에서는 69년12월30일의 월남 언론법의 공포 이전에도 정부 당국이 못 마땅하게 생각하는 뉴스 보도나 의견의 표현을 실은 신문은 일정기간 또는 무기한 정간되는 실정에 놓여 있었읍니다.
이 언론법의 공포 이후에는 정부 당국은 이 법에 따라 형사재판을 거치지 않고도 신문을 몰수하거나 박해할 수 있게 되었읍니다.
월남정부가 월남이나 미국 정부에 불리한 듯한 신문은 무엇이고 무차별 몰수하고 있는 처사는 이 법을 악용하는 것임은 두말 할 필요도 없읍니다.
현재 「사이공」에서 간행되고 있는 40개의 신문 중 어느 것도 정부의 몰수 조처를 면한 것이 없지만 구중에서 가장 심하게 탄압을 당한 신문은 「틴·상」지로서 몰수 횟수는 무려 1백3화나 되며 「람·트루옹」 지가 35회로 그 다음이고 이어 「디엔·틴」이 33회, 「단·추모이」가 30회에 이르고 있읍니다.
본인은 이러한 숫자가 잘 말해 주고 있듯이 월남 언론이 세계에서 가장 혹독하게 박해를 받고 있음을 탄언할 수 있읍니다.
또한 월남정부는 최근 언론 자유를 말살하기 위한 또 하나의 법령을 만들었읍니다. 이런 법령이 준비되자 월남의 신문발행인들과 기자들은 다음과 같은 성명을 발표했던 것입니다.
우리는 71년 1월21일자 제 006SLTT법령 적용은 헌법에 규정된 의사표시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으로 간주하며 부패한 독재, 정부만이 언론을 노예로 만들려 하고 공리를 두려워하고 항상 여론을 왜곡시켜 국민을 속이려 하고 있다는 사실도 잘 알고 있다.
우리는 또한 월남인민들의 반공투쟁이 한 독재정권을 강화하거나 소수자의 야심을 충족시키는 수단으로 이용될 수 없음을 강조한다. 따라서 71년2월8일 월남언론인 특별총회에 참석한 우리 언론단체와 신문발행인·기자 대표는 만장일치로 다음과 같은 사항을 결의한다.
①4개 언론단체는 언론자유투쟁위원회를 결성하고 정부에 대해 71년l월21일의 제006SLTT법령을 즉각 철회하는 한편, 언론 활동에 대한 간섭과 기자들을 위협하는 일체의 조처들을 중지할 것을 촉구한다.
②우리는 종교계·노조·학생단체·정당 등 사회각계 지도자들에게 언론 자유를 수모키 위해 현 독재 정권과 싸우고 있는 보도기관의 투쟁에 적극 협력할 것을 호소한다.
③우리는 정부당국에 대해 법에 명시된 대로 명실공히 월남언론을 대표하는 월남 언론인협회를 창설할 언론인 대회를 소집해 줄 것을 요구한다.
이같은 정보는 월남언론이 겪어온 괴로운 수난을 짐작케 해 줄 것입니다.
저는 귀하가 월남의 제 4부인 언론의 수호를 위한 우리의 투쟁을 적극 지원해주기를 빌어 마지않습니다.』<합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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