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직의 리더들] YTN 뉴스앵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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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8면

시시각각 뉴스가 넘쳐나는 정보화 사회에서 뉴스를 누가 얼마나 빨리 접하느냐에 따라 기업이나 개인의 경쟁력이 달라진다.

뉴스 전문 방송을 표방하며 1995년 개국한 YTN은 시청자에게 가장 빠른 뉴스를 전한다는 목표로 24시간 움직이고 있다.좋은 소식이던 나쁜 소식이던 시청자에게 전달하는 YTN의 뉴스앵커 현덕수(34)·정애숙(30)씨를 통해 24시간 뉴스 방송의 세계를 들여다 봤다.

-뉴스 전문 방송 앵커에 지원한 배경은.

▶현덕수=뉴스만을 다루는 국내 최초의 방송이란 점이 맘에 들었다. 또한 CNN처럼 성장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고 생각했다. 취재 현장의 경험을 시청자에게 충분히 보여줄 수 있다는 점도 좋았다.

▶정애숙=뉴스는 사람의 생각을 바꾼다고 한다. 특히 방송매체가 전달하는 뉴스는 많은 사람들이 동시에 보고 듣기 때문에 갈수록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 교생 실습 시절, 어린 학생들도 뉴스에 크게 관심을 갖는 것을 알았다. 뉴스 현장에 몸담고 있으니까 전문 방송의 중요성을 실감하게 됐다.

-보람은.

▶현=뉴스를 전하다 보면 자연히 인간들의 이야기와 사회 문제를 꾸준히 연구하게 된다. 개인보다는 사회의 입장에서 바라보는 시각도 기른다. 바람직한 삶에 대한 고민도 한다. 최근 촛불 시위 보도와 관련해 많은 것을 느꼈다. 예전엔 언론이 사회 변화를 선도했지만 요즘은 언론이 변화의 흐름을 뒤쫓아가는 추세다.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는 보도를 할 때 보람을 느낀다.

▶정=대형 사고를 당해 어려운 처지에 놓인 사람들이 희망을 지피는 소식을 만들때 뿌듯하다. 95년 삼풍백화점이 무너져 내렸을 때 잔해를 치우던 소방관이 과로로 실명(失明)위기에 빠진 이야기를 보도한 적이 있다. 실의에 빠졌던 삼풍사건 유족회 회원들이 이 소식을 듣고 돈을 모아 소방관을 도와줬다. 뉴스가 사람들에게 희망을 준다고 생각한다.

-기억에 남는 실수는.

▶현=화면 송출에 문제가 생겨 사과 멘트를 한 적이 있다. "화면 상태가 고르지 못해 시청자 여러분에게 죄송합니다"였다. 그런데 화면이 계속 좋아지지 않았다. '거듭…'이란 멘트를 10여분간 되풀이할 수밖에 없었다. '거듭'이란 말 말고 다른 단어가 생각이 나지 않았다. 그 때는 왜 '다시 한번'이라는 말이 입에서 안 떨어졌는지 지금 생각해도 모골이 송연하다.

▶정=목소리만 나가는 줄 알고 한동안 왼손에 종이를 들고 오른손으론 지휘자처럼 손을 휘저었다. 그런데 이게 몇초간 그대로 화면에 나갔다. 그이후론 '지휘자'란 별명을 얻었다.

-뉴스 앵커의 어려운 점은.

▶현=시간을 관리하기가 가장 어렵다. 오전 5시30분에 뉴스가 시작되기 때문에 오전 4시 전에 회사에 나가야 한다. 따라서 전날 오후 10시까지는 꼭 잠자리에 들어야 한다. 친구.친지들과저녁 한끼 제대로 못 먹는다. 술자리에 끼는 날이 한달에 몇번 안된다.

▶정=방송국 내에서 주로 지내다 보니 일 외에 다른 사람들과 어울릴 시간이 줄어든다. 사람들과 자꾸 멀어지고 있다는 느낌이다. 8년째 비슷한 생활을 하다 보니 이런 생각을 하는 게 아닐까.

-목소리 관리는 어떻게.

▶현=과유불급(過猶不及). 뭐든지 무리하지 않고 되도록 마음을 편하게 한다. 하루에 한 시간쯤 가벼운 운동을 하며 몸을 푼다. 뭐니뭐니 해도 목소리를 관리하는 데는 물을 자주 마시는 게 특효인 것 같다.

▶정=가능하면 저녁에 약속을 하지 않는다. 피곤하면 바로 목에 영향이 온다. 목 주변을 감싸는 터틀넥 옷을 입고 추운 날 외출할 때는 꼭 목도리를 두른다.

-뉴스 앵커를 바라는 후배에게.

▶현=머리 속에 있는 생각을 간략하게 표현하는 능력을 갖춰야 한다. 우리말을 바르게 구사하는 습관을 익히고 발음을 맺고 끊는 연습을 꾸준히 해야 한다.

▶정=보기와 달리 힘든 직업이다. 모든 일을 즐겁게 하면서 자기 삶에 대해 꾸준히 고민해야 한다.

-앞으로의 계획은.

▶현=기자직으로 돌아가 좀더 다양한 취재 경험을 쌓고 싶다. 다양한 시사문제를 시청자들에게 알기 쉽고 정확하게 전달하고 싶다.

▶정=보면 볼수록 신뢰가 가는 뉴스 앵커로 기억되고 싶다. 국내 최초의 뉴스 전문 방송의 앵커인 만큼 계속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주겠다.

글=강병철 기자, 사진=김성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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