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치·은신 여부 못 가려|대사 관원 일가 실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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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서독 주재 한국 대사관 노무관 유성근씨 일가족 4명 실종 사건은 서독 경찰의 수사가 계속되고 있으나 10일 상오 현재 아무 진전이 없어 납치 또는 살해된 것인지 혹은 어떤 이유에서 은신한 것인지 밝혀지지 않고 있다.
한국 대사관에서 외무부에 보고한 바로는 유씨 일가의 실종 사건은 유씨가 3, 4, 5일의 연휴를 이용, 서 「베를린」에서 자기 일을 보고 6일 출근해야하는데도 대사관에 나오지 않는데서 알려졌으며 즉시 서 「베를린」과 「본」의 경찰이 수색에 나선 것으로 보고되었다.
외무부에 들어온 현지의 보고로는 유씨는 6일 아침 머무르던 「에덴」여관에서 일용품이 든 가방을 「푸론트」에 맡겨놓은 채 계산을 끝내고 나갔으나 서「베를린」공항의 출국자 명단 과 서 「베를린」과 동 「베를린」간의 검문소를 조회한 결과 유씨 일가족이 통과한 흔적이 없었으며 유씨가 타고 갔던 그의 차 「에스코트」(포드 회사제) 가 「쾰른」공항의 주차장에서 발견되었을 뿐으로 살해되었거나 납치되었다는 어떤 증거가 없는 것으로 되어 있다.
서독 대사관은 서「베를린」및 「본」 경찰에서 받은 수사 보고로서는 정보가 미약하여 현재로서는 사건의 성격을 단정할 수 없으나 유씨 일가가 살아 있는 것만은 확실한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유씨 부부를 마지막으로 본 사람은 「베를린」 시립 병원에서 간호원으로 일하고 있는 손금자씨 (30)로 알려졌는데 유씨 부인과 친구인 손씨는 4일 저녁 유씨 부부와 같이 저녁을 먹었다는 것이다.
또 서독 주재 한국 대사관 조사로는 유씨가 맡아있던 광부·간호원들의 은행 거래장의 잔고는 잘못된 점이 없어 그가 금전 관계로 몸을 숨길만한 의심 점도 발견되지 않았으며 서독경찰과 긴밀한 협조 아래 수색 작업이 계속되고 있다고 보고해 왔다.
한편 서독 외무성과 경찰은 6일 서독 주재 한국 대사관으로부터 유씨 일가의 수색 협조 요청을 받았으나 지금으로선 발표할 것이 없다고 말했다고 외신이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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