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장 부부」간첩 등 3명 검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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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육군 보안 사령부는 기호 지역에서 지하당을 조직, 반정부 및 북괴의 우월성을 선전, 선거 기를 앞두고 민심 교란과 민중 봉기를 획책하던 위장 부부 조 간첩 박광찬 (45·황해도 청단읍)과 문정숙 (43·동) 및 고정 간첩 천순우 (32·경기도 화성군 매송면) 등 3명을 지난 30일 서울 영등포구 사당동 판자촌에서 체포했다고 8일 발표했다. 보안사는 이들 부부 간첩 조가 남파 때 갖고 온 한화 70만원, 권총 2정, 무전기 2대, 난수표, 암호문, 우아 독소 1병, 가발 등 50 여종 1백여 점의 공작 금품을 암수하고 이들의 포섭 대상자 4명의 신원도 밝혀냈다.
67년부터 밀봉 교육을 받은 이들은 작년 5월29일 해주 용당포를 배편으로 출발, 다음날인 30일 밤 충남 서산 해안에 상륙, 전북 군산에 잠입했었다.
군산시 창성동에 전셋방을 얻어 간첩 활동을 하던 중 같은 해 6월10일 북괴의 무전지령에 따라 서울 영등포구 사당동 판잣집에 잠입, 2만5천원에 전셋방을 얻은 뒤 옷가지 행상을 가장, 고정 간첩 천과 접선을 기도하다가 시민 정모씨의 신고로 체포된 것이다.
이들의 주요 임무와 최근에 받은 지령 사항은 ①기호 지역 지하당 조직 ②반정부·반미· 반일 선동·민심 교란·3선 저지 ③비행장·부두·공장 노동자 포섭, 민중 봉기 및 요인 납치 월북 포섭 대상자 중 1명의 월북 조치 ④노동자 및 농민층의 부인계를 조직하여 현 사회 모순점을 비방하는 것과 특정 후보에 유리한 여론 조성 등이다.
본적이 전북 김제군 진봉면인 간첩 박은 전주 북중을 졸업, 50년7월 북괴 노동당 김제군 당선전원, 51년에는 서울 영등포구 민청원으로 복역하다 9·28 때 자진 월북, 황해도 안악군민 청소년 지도원으로 있은 뒤 52년2월 북괴 노동딩에 입당, 67년1월 황해도 연안 공업 기원회 부위원장으로 활약했다.
그 이후 박은 3년5개월 동안 밀봉 교육을 받다가 3남2녀의 자녀를 버린 채 부부 간첩 조장으로 임명, 과부 문정숙과 강제 부부로 결합, 남파됐다.
전주시 금암동이 본적인 문정숙은 전주 풍남 국교를 졸업, 6·25 때 자진 월북, 53년12월31일 황해도 청단역 작업 단장 박용구와 결혼, 60년12월3일 노동당에 입당, 69년1월20일부터 간첩 밀봉 교육을 받고 박광찬과 부부로 강제 결합, 남파됐다.
고정 간첩 천순우는 본적지인 경기도 광주군에서 국민학교를 졸업하고 아버지 천득정이6·25 때 월북한 자로 64년8월 군에 입대, 모 사단 수색 중대에서 근무하는 동안 66년8월 북괴군 특공 심리 공작원 김효범과 접선, 그해 10월7일 6·25 때 월북한 아버지 천득정의 사진과 『혁명 정신을 계승하라』는 편지 내용을 받고 북괴 노동당에 가입, 고정 간첩으로 소·중대의 인원·장비 및 소대장·중대장의 신원 등을 제공, 암약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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