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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유민포럼] 토론서 쏟아진 이색 제안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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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심포지엄에 참석한 발제자와 토론자는 한국형 복지모델에 대한 고민을 털어놓으면서 재치 있는 비유와 이색 대안을 쏟아냈다.

서울대 임현진(사회학) 교수는 복지를 알코올에 비유했다. 임 교수는 “알코올에 한번 맛들이면 절제가 안 된다. 적당히 마시면 약주(藥酒)이지만 과하게 마시면 망주(亡酒)라고 한다. 복지도 과잉이 되면 거둬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이날 심포지엄의 오전 시간을 주재한 서상목 전 보건복지부 장관은 장미란 역도 선수를 언급하며 ‘장미란 복지이론’을 내놨다. 서 전 장관은 “북유럽 국가들의 성공 비결은 신뢰이며 이 덕분에 창의력을 존중하고 활기찬 경제를 유지하고 있다. 경제가 잘돼야 복지를 할 수 있는 것”이라며 “장미란 선수의 다리가 단단하다. 그렇게 무거운 무게를 들어올리려면 다리가 튼튼해야 한다. 튼튼한 다리 위에 복지를 얹혀야 한다”고 설명했다.

 고려대 최영준(행정학) 교수는 “서구 복지국가가 성인 수준이라면 한국은 10대를 갓 넘긴 단계”라고 표현했다. 최 교수는 “어른과 10대를 동일하게 비교하는 것은 맞지 않다. 10대 때 방황하지 않은 사람이 어디 있느냐. 방황이 있어선 안 된다고 보는 것도 문제”라며 “아이가 커서 어떤 어른이 될 것인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숭실대 이상은(사회복지학) 교수는 ‘사회분열적 복지’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이 교수는 “공무원·사학연금은 (국민연금과) 따로 하고 국회의원은 의원연금으로 월 120만원 받는다. 기초연금의 대상이 아닌 관료와 정치인, 전문가들이 ‘국민연금 많이 냈다가는 큰일 나요. 돈 못 받으면 어떡하려고요’라고 호통친다. ‘우리가 같이 절제하자’라고 말해야 설득력이 있다”고 주장했다.

 인하대 윤홍식(사회복지학) 교수는 “북유럽에서 만난 대학생들에게 ‘당신들에게 국가가 무엇이냐’고 물었더니 ‘국가는 친구다. 내가 쓰러졌을 때 일으켜주고 내 등을 두드려주는 존재다’라고 말하더라. 그런 역할을 하는 게 복지국가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특별취재팀=신성식 선임기자, 장주영·이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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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미란 복지 … 튼튼한 다리가 필수
알코올 복지 … 과하게 마시면 망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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