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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우리 수산물 방사능 오염? 괴담은 괴담일 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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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4면

부산국제영화제가 열리는 기간에는 해운대와 광안동 바닷가 주변 횟집은 전국에서 온 손님으로 붐비게 마련이다. 하지만, 영화제 막바지인 지난 주말 이곳을 찾았더니 대목을 누리기는커녕 썰렁하기만 했다. 일본 후쿠시마(福島) 원전 방사성 물질 누출에 따른 오염 우려로 수산물 기피 현상이 광범위하게 퍼진 현장이다.

 본지가 인천 연안부두 횟집거리, 부산 민락동 활어도매상 등을 현장 취재한 결과는 더욱 충격적이다. 손님의 발길이 끊긴 횟집 주인들은 요즘 생계에 위협을 받으며 밤잠까지 설친다고 한다. 피해는 이에 그치지 않고 숫제 연쇄반응을 일으켜 횟집은 물론 횟감을 공급하는 활어도매상, 찬거리를 공급하는 식료품 가게는 물론 해수욕장 인근 노래방과 주점까지 덩달아 손님이 끊기다시피 하고 있다는 것이다. 어민들도 일손을 놓다시피 하고 있다고 한다. 지역 경제가 흔들릴 지경이라는 현장 상인의 목소리가 애처로울 뿐이다.

 후쿠시마 방사능 공포가 본격화된 지난 8월 이후 도도하게 벌어지고 있는 현상이다. 사실 초기엔 수산물 기피 현상이 일본산에 국한됐지만 차차 범위가 확대돼 이젠 국산을 포함해 수산물 자체를 꺼리는 분위기라는 게 현장의 목소리다. 이는 과학적이지도 않으려니와 뚜렷한 근거와 논리도 없다고 할 수 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후쿠시마 인근의 바닷물은 대부분 동쪽의 하와이로 흘러갈 뿐 한국 해역으로 오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게다가 국내 연안에서 잡히는 물고기들은 일본 쪽으로 가지 않고, 일본 물고기도 한국으로 오지 않는다고 한다. 국산 수산물은 방사능 검사에서 기준치 이상이 검출된 적도 없다. 그런데도 같은 바다에 사는 것이니 오염됐을지도 모른다는 막연한 두려움이 이 같은 기피 현상을 부추기고 있다고 볼 수 있겠다. 인터넷 등에서 수산물과 관련한 근거 없는 괴담이 퍼지면서 불신이 더욱 증폭되는 측면도 무시할 수 없을 것이다.

 사정이 이렇게 딱한데도 정부는 이를 타개할 뾰족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수산물 외면은 소비자들 판단에 의한 것”이라며 “방사능 검사를 철저히 하고 과학적으로 우리 수산물이 안전하다고 홍보를 하는 것 말고는 정부가 취할 수단이 별로 없다”는 정부 관계자의 설명 앞에 국민은 답답할 뿐이다.

 수산인들에게 이번 사태는 생계와 직결되는 중대 문제다. 정부는 수산물이나 바닷가 상가 관련 업자들의 생계가 곤란하지 않도록 실태조사부터 하고 대책을 세워야 한다. 우선 긴급 생계자금과 사업자금을 지원하는 등 경제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현장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사실 소비자들의 근거 없는 수산물 기피 현상 해소는 해양수산부만의 일이 아니다. 범정부 차원에서 국산 수산물의 안전성을 알리고 소비를 회복할 수 있는 다양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후쿠시마 사태 때문에 우리 수산업을 우리가 고사시키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