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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 시장 규모 10조6000억원 넘어 … 중국 내 현지 배급사 텃세는 부담

중앙일보

입력

온라인 게임업계에도 중국 시장은 새로운 기회의 땅으로 꼽힌다. 매출 증가세가 주춤한 국내 시장과 달리 방대한 인구를 바탕으로 매출이 크게 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시장 공략에 가장 적극적인 업체는 국내 게임업계 1위인 넥슨. 넥슨은 지난해 중국을 비롯한 해외 시장에서 1조1200억원을 벌어들였다. 전체 매출액(1조5275억원)의 73%가 해외에서 나왔다. 그중에서도 가장 매출 규모가 큰 나라는 중국(6815억원)이다. 전체 매출의 45%가 중국 시장 한 곳에서 나왔다. 이 회사의 대(對)중국 매출은 올해도 순항 중이다. 올 2분기 중 1708억원을 벌어들였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4%나 늘어났다.

중국에서 가장 인기가 있는 넥슨의 게임으론 ‘던전앤파이터’가 꼽힌다. 중국 배급사인 텐센트를 통해 2008년부터 서비스가 시작된 이후 현지 롤플레잉게임 중에서 인기 1, 2위를 다투고 있다.

위메이드나 게임빌 같은 국내 다른 게임업체들도 중국 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위메이드는 카카오톡이나 라인 등 메신저 서비스에 기반한 게임들을 잇따라 출시해 성과를 내고 있다. 대표작인 미르의 전설 시리즈와 로스트사가, 천룡기 등을 앞세워 중국 시장을 공략 중이다.

모바일 게임업체인 게임빌은 최근 중국 현지 법인인 게임빌차이나를 세우고 글로벌 인기제품인 ‘카툰워즈2’와 ‘제노니아5’를 현지에 출시했다. 게임빌은 상반기 매출 379억원 중 205억원의 매출을 중국을 비롯한 해외에서 올렸다.

중국 게임 시장의 문호가 넓어지고 있다는 점도 국내 게임업계에는 호재다. KOTRA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온라인 게임시장 규모는 601억2000만 위안(약 10조6000억원)으로 2011년보다 시장이 28.3%나 커졌다. 지난해 한국 온라인 게임시장(7조8000억원)보다 2조8000억원이나 큰 규모다.

중국 정부가 지난달 상하이 지역을 중심으로 비디오 게임기 판매 금지를 해제한 것도 긍정적이다. 중국은 비디오 게임들이 지나치게 자극적이고 폭력적이어서 어린이들에게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이유로 2000년 판매 금지를 결정했었다. 판매금지 해제 조치 이후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는 중국 IPTV 업체인 바이스퉁(百視通)과 손잡고 7900만 달러(약 845억원)를 공동 투자해 게임 벤처회사를 세우고 중국 가정용 게임기 시장에 진출하기로 했다.

그러나 중국 게임 시장이 마냥 진출하기 쉬운 곳만도 아니다. 외국 게임업체의 직접 진출을 제한하고, 중국 내 배급사를 통해서만 온라인 게임들을 공급하도록 규제를 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점점 커지고 있는 중국 현지 배급사들의 입김은 중국 진출을 원하는 국내 게임업체들에 숙제로 남아 있다.

이수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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