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에 쿠데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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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붸노스아이레스 22일 UPI특전동양=본사특약】「아르헨티나」군부는 22일 밤 군 수뇌를 해임하려고 시도했던 「로베르토·레빙스톤」대통령을 무혈 「쿠데타」로 실각시켰다.
「레빙스톤」대통령은 무혈 「쿠데타」가 있기 전인 이날 저녁 전국 방송망을 통해 9개월 전 「쿠데타」를 일으켜 그 자신을 대통령직에 취임시킨 바 있는 육군사령관「알레한드로·라누세」중장이 3백 25만 「달러」에 달하는 피해를 낸 「코르도바」시의 폭동을 진압하는데 아무런 적절한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그의 해임을 발표한 바 있다.
그러나 전국 각지의 육군지휘관들은 「레빙스톤」대통령의 조치에 불복했으며 해군사령관 「페드로·그나비」제독도 「레빙스톤」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9개월간 노동문제 및 경제문제로 곤경을 겪어 온 「레빙스톤」대통령은 이날 대통령관저를 떠났다.

<해설>대통령과 군부실력자의 의견 대립이 화근
22일 밤(현지시간)「로베르토·마르셀로·레빙스톤」대통령이 육군의 무혈「쿠데타」로 실각됨으로써 「아르헨티나」는 「쿠데타」로 신정권이 수립된 지 9개월만에, 41년 동안에 일곱 번의 군부「쿠데타」를 기록했다.
이번 「쿠데타」의 직접적인 동기는 이날 육군사령관이며 군부 3자 회의 의장인「알레한드루·라누세」중장에게, 지난 17일부터 「코르도바」시에서 일기 시작한 반정부 유혈시위에 책임을 물어 「레빙스톤」대통령이 그를 해임한 데에 있다.
「라누세」중장의 해임이 발표되자 공군사령관 등은 지지의 뜻을 나타냈으나 사태진압을 위해「코르도바」시를 접수, 주둔하고 있던 육군 제3군사령관 「알시데스·로페스·아우프랑」장군은 『계속「라누세」중장의 명령만을 따르겠다』고 반발하고 나섰다.
「쿠데타」의 불씨를 몰아온 「라누세」중장은 지난해 6윌 「옹가니아」 전 대통령을 몰아내고 「레빙스톤」을 대통령 자리에 앉힌 장본인. 그러나 「레빙스톤」과 「라누세」는 그 동안 민정이양문제로 계속 불화를 빚어 왔다.
「레빙스톤」대통령은 최소한 4, 5년간은 군부가 집권할 것을 고집했고 「라누세」중장은 되도록 빨리 민정 이양을 실행할 것을 주장해 왔다.
지난 17일「코르도바」주지사 임명문제를 발단으로 반정부시위가 격화되고 군대가 투입되었으며, 3일 전에는 「레빙스톤」대통령이 폭동사태로 「아르헨티나」군 합동참모장 「에제퀴엘·마르티네스」준장을 해임하는 등 일련의 사태가 진전되자 정계「업저버」들은 바로 9개월 전의 사태가 다시 벌어질 것으로 우려하기 시작했다. <한남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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