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행 중 미귀환 6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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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인천】지난 20일 하오 1시쯤 풍랑 속에 북괴의 억류에서 벗어난 신양호(6·5t) 등 6척의 어선과 32명의 어부들은 해군함정의 예인으로 자유의 품에 안겼으나 폭풍주의보가 내려있는 서해의 격심한 파도 때문에 백령도 용기포와 대청도 포구에서 2일 밤을 지새우고 22일 새벽 인천을 향해 출발, 이날 밤 10시쯤 인천외항에 입항할 예정이다.
이들 어선들은 작년 7월 서해 백령도 부근에서 북괴경비정에 강제납치, 8개월 여 동안 억류되었다가 귀환한 것으로 당시 38명이 납북되었으나 이날 32명만 돌아오고 6명은 계속 북괴에 억류 중이다. 백령어협 소속 신양호 등 5척은 작년 7월 9일 밤 백령도 서쪽 10마일 대상에서 홍어잡이를 하던 중 북괴무장 경비정 2척으로부터 총격을 받고 북으로 끌려갔었으며 여수어협소속 제7남일호는 작년 6월 30일 소청도 근해에서 어로작업 중 납북되었는데 납북어선 6척은 모두 소형 연승망이다.
귀환 어부들은 인천외항에 도착 즉시 해상검역을 받고 경찰경비정 한산호 편으로 내항에 입항, 검찰에 인계되어 조사를 받게된다.
납북된 선원 38명 가운데 신양호 기관장 허상경 씨(34) 어신호 선장 유봉섭 씨(41) 선원 김만규 씨(44) 무진호 선주 장춘빈 씨(45) 만복1호 기관장 사명남 씨(42) 선원 최상원 씨(46) 등 6명은 두 번째 납북되었으나 4명만이 다시 돌아온 것으로 밝혀졌다.
귀환 어부들은 모두 백령도와 여수어민이이서 마중은 비교적 한산, 어신호 선원 방현유 씨의 누나 현매 씨(39·영등포구 구로동) 누이 현도 씨(25) 현비 씨(34) 등 3명과 만복1 선장 김종찬 씨의 누이 화자 씨(29·인천시 송월동 65반) 어신호 선장 유봉섭 씨의 동생 봉화 씨(34·인천시 만석동) 신양호 선원 변성인 씨의 동생 성조 씨(27·종로구 당수동) 등 10여명만이 초조히 부두를 지켜놨다.
변성조 씨는 『백령도 연화리 고향에서 밭 5백 평을 지으며 노모 아내 네 자녀를 거느려온 형님이 처음으로 배를 탔다가 변을 당했다』며 치를 떨었다.
3년 전 납북된 복길호 기관장 강동호 씨(37)의 부인 김봉순 씨(38·인천시 북성동)는 행 남편이 돌아올까 어린 두 딸을 업고 부두를 떠나지 않았다. 김 씨는 남편이 납북되어 두 살난 2녀는 이름도 못 지었다며 울음을 터뜨리기도 했다.
한편 만복1호 선원 최상원 씨(46)와 신양호 선원 최상충 씨(45), 만복2호 선원 최상일 씨(45) 등 3명은 4촌 형제간으로 상원 씨와 상충 씨는 풀려났으나 상일 씨 돌아오지 못해 희비가 엇갈렸으며 백령어헙 이사 박창언 씨(55)는 처조카 유봉섭 씨(41) 조카가 세명 씨(36) 처남 김병국 씨(50)(모두 어신호)를 한꺼번에 납북 당했다가 모두 풀려 나온 것이 확인되자 환성을 울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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