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입아동을 위한 지도-즐거움 주는 학교생활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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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가정의 보호 속에서만 생활하던 어린이가 처음으로 국민학교에 입학하게되면 「학교생활」 이라는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 나가야하는 과제가 맡겨진다. 가정으로부터 벗어나 학교에서 많은 시간을 생활한다는 것은 사랑과 이해의 집단에서 규칙과 지식의 집단으로의 변화를 말하는데 이러한 변화는 7세의 어린이에게는 하나의 커다란 충격으로 느껴지는 것이다.
이화여대 김재은 교수(사대·교육심리학)는 지금까지 어린이가 누려왔던 사람과 자유를 학교생활에서도 느낄 수 있도록 가정과 학교와의 차이를 줄여 줄 것을 제의한다. 김 교수는 또 학교에 입학함으로써 일어나는 변화와 새로운 과업에 대한 책임을 지나치게 강조하는 것은 어린이에게 감당하기 어려운 압박을 주는 것으로 신입아동에 대해서는 부모의 특별한 배려가 요청된다고 지적한다.
부모들은 흔히 『학생이 되었으니 공부 잘해야된다』 『학생이니 얌전해야된다』는 식의 요구를 어린이에게 많이 한다. 그러나 성장은 연속적이면서도 서서히 변화가 일어난 결과이므로 『학생이 되었으니…』와 같이 입학한 날을 계기로 지나치게 비약적인 기대를 주면 결국 정신적인 긴장을 느끼게되고 학교를 두려워하거나 싫어하거나 또는 신통치 않게 생각하는 결과가 된다.
또 부모들이 명심해야할 것은 『국민학교는 건강하게 충분히 노는 기간』임을 깨닫는 것이다. 이는 단지 신입생뿐 아니라 국민학교 아동 전체에 대해 부모들이 갖춰야할 폭 넓은 태도이다. 신입생에게는 『학교에서 무엇을 「배워」 왔느냐』는 질문을 피하고 『학교에서 얼마나 즐겁게 놀았느냐』 『학교에 가면 친구가 있고 또 선생님을 만나게 돼서 참 좋지』와 같은 질문을 함으로써 학교를 가정과 같이 「즐거움을 주는 곳」으로 인식시키도록 노력해야할 것이다.
특히 첫아이를 학교에 보낸 부모는 아동보다 부모가 먼저 긴장하고 수선을 피우는 경우가 많다. 아침 일찍부터 일어나 어린이를 깨우고 지나치게 화려하지나 비싼 옷을 해 입히고 하는 것은 어린이로 하여금 학교 가는 것이 가정생활의 자연스런 연장이 아니라 소란스런 사건과 같이 느끼게 만든다. 따라서 갑자기 학교교육에 관심을 쏟는 다거나 『얌전해라』 『옷을 더럽히지 마라』『일찍 일어나라』 등 많은 요구를 하지 않고 자연스런 분위기를 만들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한편 학교교사 역시 학교가 가정의 연장으로 인식되도록 재미있고 정답고 용서가 있는 분위기조성에 노력해야하는데 이런 분위기를 위해서 교사는 아동의 이름을 곧 외워 다정히 불러주는 것이 가장 필요한 것이기도 하다. 또 장난감을 l학년 교실에 마련해주면 『내가 알고있고 좋아하는 것이 여기에도 있다』는 안도감을 가질 수 있게 된다.
학교에서도 부모와 마찬가지로 『이렇게 해야만 한다』는 기대와 공포감을 주지 말고 동무와 선생님을 알게된 것이 셈이나 글자를 배우는 것보다 우선되는 중요한 정신적인 학습임을 교사자신이 깨달아야한다.
어린이들이 처음 학교에 다니게 되면 「에너지」소모가 훨씬 많아져서 야위고 피곤해 하며 식욕을 잃기 쉽게된다. 이러한 육체적인 건강은 어머니의 노력으로 쉽게 유지될 수 있는 것인 반면 새 생활에 대한 부 적응과 애정결핍은 부모와 교사와의 상호협력 없이는 쉽게 해결될 수 없는 문제다.
가정에서 사랑을 독차지하던 외아들, 외딸, 또 결손가정에서 자란 어린이, 가족이 단출한 아동은 특히 학교생활에서 선생님으로부터 애정의 결핍을 느끼기 쉬우므로 이런 아동의 부모는 교사와 항상 의논해서 지도하도록 노력할 필요가 있다.
김 교수는 『국민학교는 즐겁고 건강히 놀 수 있는 곳』으로 모든 부모들의 인식이 번해야 한다고 거듭 주장하면서 많은 것을 배우는 것도 칭찬하되 매일같이 배운 것을 캐묻거나 점수를 알려하지 말고 대신학교생활에 적응하는 성격변화에 더 많은 칭찬을 해주도록 한다.
『너 학교에 가더니 참 명랑해졌구나』 또는 『친구가 많이 생겼구나』와 같은 칭찬과 격려룰 주며 음악·미술·운동 등 아동이 원하는 여가선용을 위한 적절한 학습활동을 늘려 아동의 연령에 알맞는 과제를 줌으로써 모든 잠재능력개발에 힘쓸 것을 권하고 있다. <정영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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