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콜트 회사 사장 「폴·A·벤키」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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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60만 대군의 기본 화기를 현대식으로 바꾸는데 기여하게 된 것을 영광으로 생각한다』―. 지난 13일 정래혁 국방장관과 M16 소총 공장 건설 계약에 조인한 「폴·A·벤키」미 「콜트」 회사 사장은 닷새 동안의 제한 일정을 마치고 떠나기 앞서 기자와 만나 『앞으로 기관총 등 공용 화기 생산에도 참여, 국군의 병기 산업 육성에 협조하게 되기를 바란다』고 대기업주다운 포석을 잊지 않았다.
68년 「1·21 사태」로 논의되기 시작, 만 3년 동안 20여 차례 두 나라 실무진이 오가며 끈덕진 협상 끝에 타결된 M16 건설 계약은 특허료와 국내법 적용 문제 등의 쟁점이 가로놓였었는데 「벤키」씨는 『한국 측 실무자들의 끈질긴 협상 태도에 놀랐다』면서 조선「호텔」에 상주하다시피 한 「콜트」의 법률 고문 「폴·G·거빈스」씨는 「마라톤」 협상을 벌이다 까무러치기까지 했었다고 회고했다 .『솔직이 말해서 「콜트」는 부분품을 조립식으로 파는 「싱가포르」형이 훨씬 유리하지만 길게 내다볼 때 한국의 병기 생산 기술 양성과 방위 산업 육성의 터전을 마련한다는 점에서 M16 공장 건설의 진가가 숨어 있다』고 설명하는 「벤키」씨는 『이번 계약 기간은 10년이지만 한국의 병기 개발에 필요하다면 계약을 더 연장할 것이며 한국에서 기관총·권총·수류탄·유탄포 생산에도 손대고 싶다』고 말했다.
모 회사인 「콜트 산업 (Colt industries) 의 부사장이기도한 「벤키」씨는 2차 대전 때 병기 계통에서 일한 것이 인연이 되어 「코네티커트」주 「하트포드」에 본사를 두고 M16은 물론 우리 나라에 널리 알려진 「콜트」 45구경 권총 생산 등 무기 제조로 세계에 판로를 뻗고 있다.
세계 60여국이 자체 병기를 생산하고 있는데 비해 72년 말에야 실제 M161호를 만들 예정인 한국은 「콜트」회사 병기부 제품인 AR18과 「스토너」 63을 제치고 M16을 택했던 것-. 이번 계약 길에 가족과 함께 방한한 「벤키」씨는 『특허료 때문에 협상 과정에서 실랑이를 벌였다. 그러나 우리의 주장이었던 10%가 6·2%로 내려간 대신 방연 차관 금리는 당초 한국 측 주장 (4%) 보다 높은 7·5%로 낙착되어 두 나라가 적정 선에서 만족을 본 건전한 계약이었다』고 말했다. M16 소총 공장은 이미 부산에 공장 부지를 마련, 내자 7억원과 미국 방수의 방위 차관 (1차년도 1천5백만「달러」, 2차년도 1천2백만 「달러」)으로 이번 4월에 착공, 72년 말부터는 국군의 기본 병기 M1을 M16으로 바꾸게 된다.

<최규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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