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인 암 연구에 진일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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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지난 9일 창립 7주년을 맞은 중앙 암 연구소(소장 김석환 박사)는 기념행사로 학술연구발표회를 가졌다. 이 연구소 「세미나·룸」에서 열린 이번 발표회에는 국내 암 연구학자 8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6편의 논문이 발표되어 열띤 토론을 벌였다.
이날 많은 관심을 모은 서울의대교수 이광호 백상호 나봉진 연구 「팀」의 『HCG의 면역조직화학적 염색법』을 간단히 소개한다.
이들 연구팀은 우리 나라로서는 처음으로 효소항체법의 이용에 성공하여 임부의 태반 융모조직에서 HCG를 증명하고 그 생성부위와 분비시기를 명확히 규명함으로써 암 연구에 진일보를 가했다.
임신부의 태반에서는 여러 가지의 「호르몬」이 분비되는데 그 중에서 특히 학자들의 흥미를 끄는 호르몬이 HCG(생식선 자극 태반 호르몬)이다.
보통 임신 4주에 분비가 시작되어 제8주, 그러니까 임신 2개월 째 가서 피크에 오르다가 그 이후 차차 줄어드는 HCG는 임부가 임신 초기에 고통을 받는 입덧과 관계가 깊기 때문에 더욱 흥미의 대상이 되고 있다.
더우기 초기 임신부의 가장 무서운 적인 태반상피암 때도 HCG의 분비가 왕성하기 때문에 이 「호르몬」의 정체는 자못 궁금한 것으로 되어왔다. 태반상피암은 한번 발생만 하면 1개월이 못되어 생명을 앗아가는 악성종양이며 생성부위는 바로 태반의 상피다. 그런데 HCG도 이 상피세포에서 생성 분비되는데 문제는 이 「호르몬」이 구체적으로 어느 세포에서 생성, 분비되느냐이다. 왜냐하면 태반상피에는 두 종류의 세포가 있기 때문이다.
「퍼스」같은 학자는 태반 융모조직의 사이토트로포브라스트에서 HCG가 생성된다고 주장하는가하면 반대로 팰리 등은 「신시티오트로포브라스트」에서 생성된다고 맞서 한동안 열전을 거듭하다가 「퍼스」의 학설이 받아들여져 60년대까지는 산부인과 교과서에까지 실리게 되었다.
그러나 특정한 「호르몬」에 특이하게 반응하는 형광 항체법이 도입되면서부터 종래의 학설을 뒤엎고 HCG는 「신시티오트로포브라스트」에서 분비된다는 「팰리」의 주장이 받아들여졌다. 물론 이렇게 해서 HCG의 분비세포에 대한 논쟁은 일 단계의 매듭을 지었으나 형광 항체법은 많은 결점을 지니고 있어 타당성 및 정확성에 대한 신빙도가 낮으므로 이를 극복하기 위한 여러 가지 지도들이 학자들에 의해 이루어졌다.
이에 이광호 백상호 나봉진 연구 「팀」은 새로이 도입된 효소 항체법을 이용하여 임신 제5주에서 제11주에 이르는 태반 융모의 「신시티오토로포브라스트」에서 HCG를 염색하는데 성공, 국내에서 최초로 개가를 올렸다.
이들 연구 「팀」은 태반 융모 세포에서 생성 분비되는 HCG를 항원으로 하여 얻은 항HCG 및 2차 항체인 항RGG가 각각 그 항원과 특이적으로 극 역학적 결합을 한다는 사실에 히트를 얻고, 또한 이 항RGG에 과산화제를 결합시켰더니 HCG가 분포되어있는 부위에서만 무색에서 진한 갈색으로 변하는 사설을 발견함으로써 실험에 성공한 것이다. <김영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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