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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그리비즈니스 농업경영탈공업사회에 등장할 유망업종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농업은 일반적으로 수익성이 낮은 산업으로 생각되고 있다.
그러나 최근 미국에서는 탈공업화사회 다음에 등장할 유망업종으로 「애그리비즈니스」(Agribusness)가 각광을 받아 대기업들이 잇달아 농업경영에 진출하고있다.
「애그리비즈니스」는 농산물의 재배에서 저장·가공 및 마키팅에 이르기까지 일관된 농업경영을 뜻한다.
대기업이 농업에 손을 뻗는 것은 대지의 품으로 돌아간다는 시적 의미에서가 아니고 제조업보다 수익성이 훨씬 높기 때문이다.
공업국에서 나타나는 현상이지만 일부 농산물가격은 공급이 모자라 전반적으로 상승추세를 보이고있다.
이점에 착안, 농업을 기업화하고 「시스팀」화하여 대량생산으로 높은 수익을 올리려는 것이다.
대기업이 「애그리비즈니스」분야로 진출한 예를 미국에서 들어보면-.
▲CBK 애그러노믹스=1919년 창립된 「플로리다」의 유황광산회사인 CBK 「인더스트리즈」가 변신하여 현재 「캘리포니아」 「미주리」주에 1백19평방m의 농지를 확보, 옥수수·콩·야채·과실을 재배하고 있으며 가공·저장·판매망까지 일관경영을 하고있다.
▲퓨렉스=러토·사토·살충제·제초제 등을 생산하는 화학회사들은 과잉생산으로 곤경에 처해있다. 때문에 농업관계화학회사들은 직접 농업을 경영하여 제품을 유효하게 활용하면서 농산물도 수익을 올리고 있다.
▲다우·케미컬=제3위의 화학회사. 69년부터 텍사스에 큰 탱크를 만들어 5만 마리의 메기를 기르기 시작, 양식어업에 착수했다.
▲게츠·러버=대 고무회사인데 60년부터 닭 공장을 경영, 하루 30만개의 계란을 생산하고 있으며 1만8천 마리의 소를 기르고 있다. 곧 농산물재배에 착수할 예정.
▲테네코=석유 「파이프·라인」회사인 「테네코」는 「컨글로머리트」가 농업에 진출한 대표적 케이스다.
이러한 미국기업들의 움직임은 미국의 농업이 가족경영시대에서 대기업경영시대로 옮겨가고 있음을 말해준다. 특히 농업경제학자들도 앞으로는 농산물이 고 능률의 양산시대를 맞는다고 예언하고있다.
현재 미국의 농·축산물 생산액은 연간 4백억불, 이중 기업체의 몫은 20억불로 전체의 5%밖에 안되나 이 비율은 점차 늘어나리라는 전망이다. 이렇듯 농업경영이 수익성 있는 사업으로 등장한 것은 첫째 동력기계와 새로운 비료 및 농약개발로 생산성이 크게 제고됐기 때문이다.
둘째 가족경영으로는 방대한 투자를 감당하기 어려운 반면 대기업체들에 의한 집중투자로 수익을 극대화 할 수가 있기 때문이다.
또 농업기술의 진보는 특히 축산분야에서 대기업의 발판을 마련해 주고있다.
즉 돼지·닭·소 등을 사육할 때 먹이에서 축사청소까지 완전히 오토메이션화 하여 시스팀화 하고 있으며 그 관리도 말을 타고 달리는 서부의 카우보이 시대에서 헬리콥터 시대로 변화되고 있다.
「CBK 애그러노믹스」 「테네코」 「퓨렉스」 등은 봄의 씨뿌리기에서 가을의 수확기까지 대형 농기계를 가동하고 큰 저장소·가공공장·유통기구를 갖고있어 하나의 농업왕국을 이루고있다.
이러한 대기업의 농업경영은 미국 안 뿐만 아니라 해외에까지 진출하고있다.
「랠스턴·퓨리너」가 이미 우리 나라에 1백만불을 합작 투자하여 사료공장을 세우고 사료생산·양계·가공사업을 시작하려는 것과 같이 미국의 대기업들은 남미·동남아·「아프리카」에도 계속 상륙하고 있다. 물론 개발도상국들의 농산물 시장구조가 전근대적이므로 미국과 같은 거대한 소비시장과 유통기구가 정비되어 있는 것과는 여건이 다르겠지만, 이 같은 농업의 다목적화는 세계농업을 완전히 변형시키는 중요한 시발점이 된다는데 큰 뜻이 있다.
다시 말하면 제조업의 고도성장이 달성된 이후의 새로운 투자대상은 미개척분야인 농업이라고 판단하고 대기업의 자본이 급속히 이동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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