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주자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1면

공화·신민 양당은 국회의원후보로 공천할 사람들을 결정했다. 이들은 대통령선거대책의 책임을 맡았기 때문에 국회의원선거의 주역이면서 또 대통령선거의 일선지휘관으로서, 71년 선거의 대표주자인 셈이다.
전국 1백53개 지역구에서 대결할 양당의 「라인·업」은 바로 이번 선거전의 윤곽이나 양상을 전망할 수 있는 기준이기도 하다. 뿐만아니라 공천자의 면모와 그 구조상의 추세·특색 등은 양대 정당의 체질을 나타내고있다.
다같이 보수정당인 점에서 공화·신민 양당이 전혀 새로운 유형의 사람을 공천하지는 않았지만, 지난 선거 때의 공천보다 재공천율이 훨씬 줄어 『많이 바꿨다』는 특색을 모두 보였다.
공화당의 경우 1백53개구 중 현역의원 63명이 공천되고 44명이 탈락되는 반면 거의 반수에 가까운 72개구를 새 인물로 바꾸었다. 그래서 지역구를 새로 맡은 비율은 약 48%-.
신민당은 지역구 출신의원 중 공천신청을 포기한 유진오 김홍일 김정렬 의원을 제외하고 모두 공천을 받아 한사람의 탈락자도 내지 않았다. 전국구출신의원들도 지역구를 맡은 7명이 모두 공천을 받았다. 그러나 원외지구당공천에선 지난 선거에 비해서 신인이 많이 기용됐다. 발표된 1백42개 중 현역의원을 공천한 31개구를 제외한 1백10개 중 공화당출신 6명 등 43명이 새로 지역구공천을 받아 지난 선거에 비해 약40%의 공천교체율을 보였다. 결국 「라인·업」의 타자는 공화당이 더 바꾸었다는 얘기가 된다.
이런 공천구조상의 변동과는 관계없이 공화·신민 양당공천자의 체질은 각각 다른 추세를 보이고 있다. 공화당은 63, 67년 선거 때보다 공천자의 평균나이가 늘어났고 출신성분이 군과 관료출신쪽으로 기울고 있다. 특히 이번 공천결과 평균연령이 63년에 비해 3세 이상 늘어났다. 군출신 42명 중 장성이 22명으로 그 별(성)수만도 47개-. 관료출신은 장관급 13명을 비롯해 청와대비서실을 거친 사람 11명, 시장·지사도 7명이나 된다.
다음이 당료출신 21명, 법조계 13명의 순으로 내려간다. 평균나이의 상승, 군·관료출신의 진출, 그리고 현역의원들의 대거탈락 등 이번 공화당공천의 특징은 집권당이 풀어야 할 정치함수의 소산으로 풀이된다. 공화당의 어떤 간부는 이런 현상을 세계 여러 국가의 집권당이 극복해야 할 「침체 속의 시련」이라고 규정했다.
특히 연령구조에서 30대가 67년 공천 때의 17명에서 9명으로 줄고, 50대가 28명에서 54명으로 늘어난 점은 신민당의 평균 나이가 하강하는 추세와 대조를 이룬다.
신민당의 공천자중 30대가 34명으로 50대(34명)보다 많다는 것은 야당의 전통적 보수체질에 대한 스스로의 채찍질이라고 봐야할 것 같다. (물론 우연한 결과라는 견해도 있지만)
그러나 신민당 공천면모의 취약점은 이런 연령구조에 알맞은 사회 각 계층의 힘이 안배돼있지 못하다는데 있다.
즉 사회전문분야출신이 극히 미약하다는 점이다. 법조계 출신이 13명이지만 그 대부분이 현·전직의원을 지낸 구면이며 관료출신은 7명, 군출신은 5명에 불과하다.
이것은 야당이란 불안정한 위치에 사회각계의 부분세력이 능동적인 참여를 꺼리는 면도 있지만 그 힘을 끌어 받아들일 태세를 갖추지 못했다는 얘기도 된다. 그래서 10여년 이상 야당생활만 해온 이른바 「직업정치인」이 사설상 공천자의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공천을 맡았던 10인특위가 처음엔 『만년차점자 등을 바꾸어 당선위주에 중점을 두겠다』고 했지만 당내계파의 영향을 받은 흔적이 있으며 낙천에 반발하는 사람들도 주로 그것을 논거로 삼고있다.
신민당이 이번 공천에서 전 공화당원을 6명이나 받아들인 것은 전에 볼 수 없었던 흥미 있는 일이다.
학력은 대학졸업이 공화 1백35명, 신민 1백21명으로 모두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고 고졸은 공화 18명, 신민 20명으로 학력이 점차 높아가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윤기병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