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결혼준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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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웨딩·드레스」에 대해서는 모든 미혼 여성들이 무한히 아름다운 꿈을 갖지만, 막상 결혼 준비에 들어서면 적지 않게 드레스 문제로 고심하게 된다. 우선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인데 이것은 맞춤복으로 하거나 가게에서 빌어 입거나 마찬가지이다.
서울의 중급정도 양장점에서 웨딩·드레스 1벌을 마추자면 3만원 이하로는 힘들고, 가게에서 새것을 빌릴 경우 1만5천원 이상을 지불해야 한다. 한시간 남짓한 짧은 동안 신부로 차리고 서있기 위한 비용으로는 너무 비싼 셈이다.
흰 실크나 레이스 정도로 무릎 기장의 평상복을 입고 결혼하는 신부들도 있고, 한복을 입고 결혼하는 신부도 많지만, 이런 방법을 모두에게 권할 수는 없는 일이다. 왜냐하면「경제적」이라는 이유만으로 마음에 안들고 자신이 없는「스타일」의 옷을 입고 결혼하는 신부의 마음은 너무도 언짢을 것이기 때문이다.
드레스 가게에서 새옷을 빌어 입고 1만5천원을 지불하는 경우, 또는 남이 한두번 입고 클리닝한 것으로 5천원∼1만원을 지불하는 경우 둘다 아깝고 찜찜하기는 마찬가지가 될 것이다. 싸게 만드는 법을 연구해서 한벌 새로 장만하고, 그다 음에는 친구나 여자형제들의 결혼식에 유용하게 쓰일 수 있는 길을 찾아보는 게 낫다.
「심플」한 디자인으로 하면 44인치 폭6마가 드는데 레이스·깔깔이·공단·실크 등의 감으로 6, 7천원 내외면 구입할 수 있다. 어느 정도 바느질 재주가 있는 사람이면 원피스 만드는 기분으로 바느질할 수도 있고, 변두리 양장점에 갖다주면 8천원∼1만원 공전으로 된다.
보통 결혼식 후에도 입을 수 있는 디자인을 해달라』는 주문을 하게 되는데 우리나라 실정에서 평상시에 드레스를 입을 기회란 거의 없다고 볼 수 있다. 미국에서 브라이드·웨어의 디자이너로 활약하다 귀국한 김순자 여사는 『미국의 신부들도 같은 요구를 하지만 결혼식후 그 드레스를 고쳐 입는 예를 본적이 없다. 「웨딩·드레스」는 웨딩의 분위기만을 위해 디자인해야만 아름답게 나온다』고 말한다.
그러므로 고쳐 입기 위한 디자인 연구보다는 분위기가 비슷한 친구와 여자 형제들에게도 알맞을 만한 디자인을 연구하는 편이 나을 거라고 충고한다. 웨딩·드레스의 디자인은 「심플」한 A라인으로 하되 소매 끝, 목 언저리, 베일 등에 세공을 가해 우아한 아름다움을 심는 정도로 한다. 「레이스」·꽃·모조진주·주름 등을 부분적으로 이용하면 좋다.
3, 4월 날씨의 신혼여행과 돌아와서의 방문을 위한 옷은「저지」의 코트와 원피스의「앙상불」, 또는 약간 두툼한 모직의「튜닉」에「실크」「블라우스」정도가 적당하다.
그 외에 실내나 가벼운 산보에서 입을 수 있는 화려한 프린트의 판탈롱·수트를 한벌 마련하면 편리하다.
가격은 2만원∼3만원정도.
한복은 겨울용(양단·공단) 2벌, 춘추용(얇은 실크나 혼방)1벌, 여름용(갑사나 마직)1벌로 모두 4벌쯤 준비한다.
신부의 의상 계획에서 빠뜨릴 수 없는 것으로 「홈·웨어」를 들 수 있다. 주택 사정이 한국식이고 시댁 식구들과 같이 살아야 할 신부라면 롱·드레스나 「판탈롱」등 너무 기분을 내는「홈·웨어」를 피한다. 짧은 주름치마에 예쁜「스웨터」 또는 밝은 프린트의 원피스 정도로 단정하고 경쾌한 차림이 적당하다.
『나는 신부』라고 써붙인듯한 옷도 어색하지만 너무 수수해도 곤란하다는 것이 결혼을 앞둔 의상 선택의 기준이 되어야 할 것이다.<장명수기자>(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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