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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업식 귀로 37명부상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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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24일 상오11시쯤 봄방학의 기쁨에 합성을 지르며 교문 밖으로 달음질치던 서울 우이 국민학교(교장 강계희·수유동111) 어린이 1천5백여 명이 맨 앞에 가던 어린이 하나가 넘어지는 바람에 연쇄적으로 발부리에 걸려 1백여 명이 차례로 쓰러져 이중 37명이 중·경상을 입은 참사를 빚었다.
다친 어린이들은 서울대병원·성가병원·우석 대학병원 등에 입원, 가료 중인데 대부분 넘어질 때의 타박상과 밟힌 것으로 상처를 입었다.
이날 종업식을 마친 어린이들은 정문과 후문으로 나뉘어 집으로 돌아가던 길이었는데 후문 쪽 30도 경사 길에 드문드문 돌로 계단이 놓인 폭3m의 길을 달려가던 어린이들은 맨 앞에서 달리던 2년1반 이은실양(9)이 먼저 넘어지면서 걷잡을 수 없이 1백여 명이 쓰러진 것이다.
어린이들은 이날 상오9시 등교, 반별로 교실에서 통지표를 받고 반 편성을 한 뒤 상오10시40분쯤 운동장에 모여 전체 종업식을 마치고 6천여 명의 어린이들이 한꺼번에 정문과 후문으로 몰려 나가다 이 같은 참사를 빚었다.
사고가 난 후문 계단은 폭3m, 경사30도로 60m 비탈길의 마지막 계단.
비탈길 양쪽엔 철망이 서서 어린이들은 빠져나갈 수가 없었다. 이날 사고는 종업식을 마친 어린이들이 비탈길을 꽉 메운 채 밀려내려 가다 계단 위에서 2년 여학생 이은실양이 발을 헛디뎌 넘어지면서 뒤따라가던 김영욱양(11·3년2반) 등 어린이가 연쇄적으로 굴러 깔렸다.
김양에 의하면 『발이 걸려 넘어지면서 뒤에서 밀려오는 힘에 의해 5m의 계단아래로 비명도 못 지르고 굴러 깔려 내렸다』고 말했다.
후문 옆 서울문방구 주인 조광호씨(44)와 부인 이말순씨(37) 등 어른들이 재 빨리 달려갔으나 새까맣게 밀려나오는 어린이들을 막을 수가 없어 철조망을 넘어 비탈길 꼭대기로 달려가 간신히 밀리는 어린이들 제지해서 사고를 줄였다.(부상학생 명단)
서울대부속병원(16명) ▲황청진(5년3반) ▲채동권(5년3반) ▲박태향(5년11반) ▲박병승(3년12반) ▲김경이(2년6반) ▲이경운(3년5반) ▲김난영(4년14반) ▲홍경선(3년1반) ▲이숙경(2년3반) ▲진화(2년13반) ▲양우석(3년5반) ▲박혜선(5년12반) ▲정영일(1년10반) ▲황선용(2년13반) ▲차경권(1년2반) ▲황난영(2년1반)
우석대병원(14명) ▲이은실(2년1반·중상) ▲김정숙(3년3반·중상) ▲이옥희(3년 2반) ▲양영효(5년3반) ▲표희정(2년10반) ▲이원선(1년4반) ▲윤흥기(4년12반) ▲나한섭(4년11반) ▲홍성욱(5년1반) ▲염효철(2년 9반) ▲조현형(4년14반) ▲강성영(1년4반) ▲박태균(5년1반) ▲장선옥(4년9반)
성가병원(6명) ▲강신택(1년14반) ▲김영우(3년 2반) ▲오희선(3년2반) ▲김경자(5년 10반) ▲최통묵(5년 3반)
응산병원(수유동·1명) ▲권오영(2년3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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