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와 함께 43년-퇴직하는 순천역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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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43년간 철도청에 근속한 순천역장 박진영씨(사진·61·서울 동대문구 전농동110)가 16일 철도청 최장기 근속자로 정년 퇴직했다.
1927년 7월 특별채용, 군산역의 역수로 시작한 박씨는 그 동안 광주·순천·목포·대전·청량리·부산진·대구역장과 부산열차사무소장을 지낸 운수계통의 베테랑이었다.
박씨는 43년 동안 철도에 몸을 담아 오는 동안 가장 고생스러웠던 일은 대전역구내 주임을 지내던 6·25때 1백30여명의 직원을 거느리고 밤낮없이 군수물자를 수송했던 일(6·25동란 사에 박씨의 활동 상이 실려있으며 이 공로로 국방부장관의 표창을 받았음)이며 가장 보람있게 느낀 일은 대전역장으로 있을 때 죽령 「또아리」굴속에서 기관차 고장으로 80여명의 승객이 질식, 빈사상태에 있는 것을 대전지방의 의사를 청 동원, 구조작업 끝에 단1명의 희생자도 내지 않았다는 것을 들었다.
이날 정든 철도를 떠나는 박씨는 계속 철도에 머물러 『무보수라도 좋으니 일하고 싶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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