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레이크 없는 페텔 … 4년 연속 종합 챔프 예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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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포뮬러원 코리아 그랑프리에서 우승해 3연패를 달성한 제바스티안 페텔(앞)이 2위 키미 라이코넨 앞에서 우승 샴페인을 뿌리고 있다. [영암=뉴스1]

1.2㎞의 직선코스. 높은 속도를 유지하며 통과해야 하는 연속 커브 구간. 매력적인 코너가 많은 전라남도 영암 코리아인터내셔널서킷은 사고도 많이 발생하는 다이내믹한 서킷이다. 6일 열린 2014 포뮬러원(F1) 코리아그랑프리도 그랬다. 이날은 서킷에 위험 상황이 생기면 등장하는 세이프티 카(Safety car)가 두 차례나 출동했다. 엔진 배기량 6200cc, 517마력의 은색 메르세데스벤츠 SLS AMG다. 세이프티 카가 나타나면 모든 머신은 속도를 줄이고 뒤를 따라야 한다. 추월도 금지된다. F1 머신의 최고 시속은 300㎞를 넘나들지만, 이때는 100~150㎞ 정도로 달려 선두와 후미의 차이도 금세 좁혀진다.

 그러나 이런 변수도 제바스티안 페텔(26·독일·레드불)의 질주를 막을 수는 없었다.

 예선 1위로 결승 출발선 맨 앞에서 스타트한 페텔은 레이스 중반까지 2위와 5초, 3위와 20초 이상 간격을 벌리며 치고 나갔다. 31번째 바퀴에서 변수가 발생했다. 세르히오 페레스(23·멕시코·맥라렌)가 모는 머신의 타이어가 터지며 고무가 서킷 위에 흩어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때문에 34~37번째 바퀴는 세이프티 카와 함께 달렸다.

 세이프티 카 상황이 해제되고 다시 엔진 출력을 높이던 중 마크 웨버(호주·레드불)의 머신이 애드리언 수틸(30·독일·포스 인디아)의 머신과 부딪치는 사고가 이어졌다. 머신 후미에 불이 났지만 웨버는 유유히 빠져나왔다. 특수 방염복으로 만들어진 레이싱 수트 덕분에 웨버는 침착함을 유지할 수 있었다. 이때 두 번째 세이프티 카가 투입됐고, 본격적인 레이스는 41번째 바퀴부터 시작됐다.

 하지만 레이스 막판에도 주인공은 여전히 페텔이었다. 탁월한 기량으로 타이어를 아껴 쓰며 힘을 비축한 페텔은 패스티스트 랩(한 바퀴를 가장 빨리 돈 것) 기록을 잇따라 경신했다. 그는 5.615㎞의 서킷 55바퀴(총 308.630㎞)를 1시간43분13초701로 돌아 3년 연속 코리아 그랑프리 정상에 섰다. 벨기에·이탈리아·싱가포르 그랑프리에 이어 최근 4개 대회 연속 1위다. 2010년부터 3년 연속 시즌 종합우승을 차지한 페텔은 올해도 챔피언 등극을 눈앞에 두고 있다. 내년에는 미하엘 슈마허(44·은퇴)가 지니고 있는 5년 연속 시즌 종합 챔피언에 도전할 태세다.

 로터스의 키미 라이코넨(34·핀란드)과 로맹 그로장(27·스위스)이 각각 1시간43분17초925, 1시간43분18초628로 뒤를 이었다.

영암=오명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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