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 신세계 백화점 화랑이 개장한 「이조시대 목공 가구의 입체 전시」 특별 기획전은 전시 3일만에 출품 1백20점이 모두 매진돼 새로운 기록을 세웠다.
21일까지 계속되는 이 전시회는 가구마다 빨간 쪽지가 붙어 버려 다소 싱거워진 감마저 없지 않다.
그만큼 시민들의 옛 목공 가구에 대한 인식이 높아진 증거라고 할까. 그렇다고 해서 공예품을 보는 안목까지가 갖춰졌다고는 해석되지 않는다. 전시품 자체가 시중 가게에서 선발해온 것인 만큼 아무래도 「보다 나은 물건」으로 짜여지기 마련이지만, 예약하는 고객의 대부분은 그 「보다 나은 물건의 취사 선택에 적극적인 자기 의사의 반영을 주저하고 있기 때문이다.
관람객들의 한결같은 대화는 자기 가정에서도 있었던 눈 익은 물건들이고 또 이미 폐기해 버린데 대한 아쉬움을 토로하는 것이다. 그럼에도 그들은 옛 목 공예품이 어떤 경로로 여기까지 나왔는지에 대서는 별로 생각을 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현대 가구로 응용할 때 지불되는 대가가 굉장히 비싼 것으로 여겼는데, 전시장에 와보니 막상 헐값인데 새삼 놀라는 기색이 역연하다. 2층 장롱류가 3∼5만원이고 반다지가 2∼3만원 정도.
신세계 화랑은 이 목공 가구 전에서 이조시대 실내의장의 건전한 아름다움을 재현해 보이려는데 역점을 두었다. 그래서 안방과 사랑을 각기 차려 놓음으로써 옛 생활 정서의 질박한 분위기를 담아놓은 것이다.
그것은 곧 우리의 전통적인 풍토미가 현대 생활의 공간에도 썩 잘 조화될 수 있는 요소를 매우 풍성하게 간직하고 있다는 점에서 시민들의 호응이 즉각 나타난 것이라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