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서 한국 농어촌 생활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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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한국의 현대 농어촌 생활에 관한 대규모 전시회가 워싱턴에 있는 미 국립박물관 「스미드소니언·인스티튜션」에 의해 오는 3월 열린다.
이 박물관의 아시아 인류학 전문가인 부 관장 「유진·I·크네즈」박사는 지금까지 미국 내 박물관에서 개최된 한국민 생활에 관한 전시회로는 가장 규모가 큰 이번 전시회가 오는 3윌29일 개막될 아시아 문제 연구 협회 워싱턴회사와 때를 같이하여 열릴 것이라고 발표했다.
「크네즈」박사는 작년에 내한, 3개월 이상에 걸쳐 부산 북쪽 김해 지구에서 약 3백점의 자료를 수집했다. 「스미드소니언·인스티튜션」이 구입한 자료 중에 한국의 문화재가 포함되지 않도록 한국 학자 및 관리들과 협의 끝에 자료를 수집한 「크네즈」박사는 『미국으로 반출된 자료는 모두 단순한 촌락 생활에 관한 것이며 한국 정부가 한국에 보존하고 싶어할 만큼 문화적 가치를 가진 자료는 하나도 포함시키지 않도록 최선을 다했다』고 밝혔다. 『한국의 현대 촌락 생활-촌락 생활의 변천 과정』이란 제목이 붙게 될 이 전시회는 박물관 건물 안에 상설 전시장이 준비될 때까지 건물 1층에 임시로 마련될 것이다.
「크네즈」박사는 1962년 세계 문화 전시관에 「한국부」를 두도록 주선, 석굴암의 모형과 작가 박종화씨의 서재를 본뜬 한식 방이 여기에 전시되고 있다. 아시아 협회 한국 위원회의 워싱턴 분과 위원회 위원장이며 워싱턴에 있는 한미 협회 회장이기도 한 크네즈 박사는 1951년3윌 부산에서 한국 영화 배우 최지애 양과 결혼했다.
6·25동란 당시 주한미 대사관 문화관으로 근무 중이던 크네즈 박사는 덕수궁 미술관과 국립박물관 소장 국보들을 소개시키기 위해 특별 열차를 마련해 달라고 교통부에 요청했었다. 한국의 국보 대다수가 북괴의 손에서 구제 될 수 있었던 것은 다분히 그의 노력에 힘입은 것이다.
1946년 미군정청 문화국장으로 있었던 「크네즈」대위는 미 육군 공병대에 파고다 공원 탑의 보수를 요청한 일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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