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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동 박군 구속|정 의원 집 불, 실화로 단정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신민당 대통령 선거 대책 본부장 정일형 의원 집 화재 사건을 조사한 경찰은 화인을 『단순 실화』라고 공식 발표했으나 정 의원 가족들은 『실화로 보기에는 너무나 의문이 많다』고 주장, 경찰과 정 의원 가족 사이에 화인을 둘러싸고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장동식 서울시경 국장은 5일 밤 11시쯤 기자 회견을 통해 ▲사건 당일 밤 정 의원 집 사동 박광택 군 (18)이 연탄을 갈아넣고 사과 궤짝과 휴지 솔가지 등을 그대로 흩어놓았다는 진술과 ▲연탄 아궁이 뚜껑이 열려 있었고 ▲지영대 교수의 현장 감식 결과 『가연물이 과열된 연탄불에 인화됐다.』는 통보를 받아 단순 실화로 단정, 사동 박 군을 중실화 혐의로 구속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대해 정 의원 가족들은 ▲사동 박군이 연탄을 갈아넣을 때 사과 궤짝과 휴지는 없었다고 진술을 번복했고 (솔가지만은 시인) ▲사건 당일 밤 연탄 아궁이 뚜껑이 닫혀 있었으며 ▲불나기 직전 동네 개가 요란히 짖었다는 점 등을 물어 『경찰이 발표한 단순 실화라는 점에 의문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경찰 발표>
장동식 서울시경 국장은 5일 밤 11시쯤 기자 회견을 자청, 정일형 의원 댁 화재 사건 전보를 발표했다.
장 국장은 ①사동 박군이 4일 밤 8시30분쯤 연탄을 간 뒤 사과 궤짝과 휴지, 솔가지 등을 흩어놓았다고 말했고 ②경찰의 현장 수사와 화재 감식 전문가 지영대 교수의 감식 결과가 『가연물이 파열된 연탄불에 인화됐다』는 점에 일치, 이번 화재가 방화가 아닌 실화라고 말했다.
서울 서대문 경찰서 형사과장 신가희 경감은 연탄 아궁이에 30㎝쯤 떨어진 바닥에 사과 궤짝·휴지·불쏘시개 등이 흩어져 있어 파열된 연탄불이 옮겨 붙은 것이며 불을 옮긴 것이 고양이인지 바람인지는 확인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가족 주장>
정 의원 부인 이태영씨는 이날 밤 11시쯤 별채의 아궁이 출입문 앞을 지났으나 아무 이상이 없었고 밤 11시20분쯤 서재에서 원고를 쓰고 있을 때 마을 개가 요란하게 짖어 외등 스위치를 켜기까지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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