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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년 만에 단 이틀 '임진 비경' 열린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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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42년 만에 일반에 개방되는 임진강 민통선 내 생태탐방로는 임진나루(왼쪽)에서 출발한다. 임진강변 철책선을 따라 조성된 생태탐방로(가운데)에는 전망대 데크(오른쪽) 등 편의시설이 설치됐다. 현무암 절벽인 주상절리 등 임진강 비경을 감상할 수 있으며 개방 기간에는 임진강 참게축제도 열린다. [전익진 기자], [사진 경기관광공사]

42년간 민간인 출입이 통제됐던 경기도 파주시의 임진강 변 일부 구간이 일반에 개방된다. 경기도는 “파주시 문산읍 임진나루에서 하류를 따라 4㎞ 구간에 생태탐방로를 조성하고 5일부터 6일까지 이틀간 일반인 출입을 허용키로 했다”고 3일 밝혔다. 이번에 개방되는 구간은 대부분 임진강 변 철책선길이다. 강을 따라 어른 키를 넘는 높이의 철책선과 군 초소가 있다.

 경기도는 8억원을 들여 지난 3월부터 이곳을 생태탐방로로 꾸몄다. 임진강 변을 따라 이어진 철책선 순찰로를 넓히고 곳곳에 쉼터와 전망대 등을 만들었다. 사람 한 명이 겨우 지날 수 있던 순찰로를 폭 1∼3m로 넓히고 보도블록을 깔았다. 경기도 이성근 DMZ정책과장은 “철책선을 따라 안보의 소중함을 느끼고 임진강 변의 비경을 감상할 수 있는 보기 드문 탐방로”라고 말했다.

 탐방로는 1971년 이후 사람의 발길이 닿지않아 생태환경이 잘 보존돼 있다. 그동안 말로만 듣던 비경을 곳곳에서 만날 수 있다. 임진나루에서 하류 쪽으로 2㎞쯤에는 북측에 자리 잡은 초평도(176만㎡)가 있다. 여의도 면적(윤중제 내부 기준)의 60%쯤 되는 초평도는 물억새·갯버들·사시나무 등의 군락지다. 가을철부터 쇠기러기·왜가리 등 각종 철새가 날아들어 장관을 이루기도 한다. 초평도에서 철책선을 따라 조금만 가면 한탄강 등에서나 볼 수 있는 주상절리가 있다. 현무암 수직절벽인 주상절리는 길이 400m, 높이 10m 규모다.

 문화 유적지도 볼 수 있다. 임진나루는 임진왜란 당시 선조가 의주로 피란 갈 당시 거쳐간 곳이다. 나루터 옆에는 조선시대 진서문 터도 있다. 진서문은 영조 때 축조된 성문인데 지금은 흔적만 남아있다. 주민들은 군 당국에 임진나루를 상시 개방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주민 최영선(65)씨는 “진서문도 복원해 지역 관광자원으로 활용하는 게 주민들의 희망”이라고 말했다.

 임진나루에서 동쪽으로 1㎞ 거리에는 화석정(경기도 유형문화재 제61호)이 자리 잡고 있다. 임진강이 굽어 보이는 벼랑 위에 지어놓은 화석정은 율곡 이이(1536∼84)가 시를 짓고 학문을 연구하던 곳이다. 임진나루 주변 지역은 현재 어민들만 군당국의 허가를 받아 출입할 수 있다.

 생태탐방로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무료로 개방된다. 탐방로 방문 희망자는 신분증을 갖고 임진나루를 찾아 군 당국의 안내를 받으면 된다. 경기도는 임진나루 주변 3.5㎞ 구간을 탐방로로 추가 조성한 뒤 전체 구간을 연말부터 주 1∼2회 개방할 방침이다.

 생태탐방로 개방 기간에는 임진나루 일원에서 ‘임진강 참게축제’가 열린다. 지역 어민들이 주축이 돼 여는 행사다. 참게장·참게매운탕·참게 등 다양한 참게요리 시식회가 열린다. 참게장 등 참게 음식도 구입할 수 있다. 농산물과 먹거리 장터가 마련되고 나루터에서 음악공연도 열린다.

파주=전익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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