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오프 토론방] 외국인 노동자 고용허가제 서두를 필요없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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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외국인 근로자의 수요자인 중소기업계가 고용허가제를 반대하는 이유 중 첫째는 인건비가 많이 들기 때문이다.

외국인 근로자는 월 94만원 정도, 내국인은 1백15만원 정도의 급여를 받고 있는데 고용허가제를 도입하면 당장 1인당 월 21만원 정도의 비용이 더 들어가고, 연월차.퇴직금.상여금.고용분담금 등을 감안하면 인건비는 최소 30% 정도 늘어날 것이다.

둘째 노동시장의 탄력성이 급격히 떨어지기 때문이다. 지역별.업종별로 노동조합을 결성할 것이고 이들의 단체행동에 중소업계는 혼란에 빠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또 가족 초청 등 정주화 현상이 급증할 것이고 결국 2세에 대한 교육.주택 문제 등으로 인한 사회적 비용은 엄청나게 늘 것이다.

대부분 친지 방문이나 관광 등의 목적으로 입국한 35만여명에 이르는 불법 체류자도 문제다. 이들을 줄여나가면서 외국인 산업연수제도 개선 대책을 추진하는 게 순서일 것이다.

미국.일본 등 선진국 대부분은 단순 노무직에 대해 외국인 고용허가제를 채택하지 않고 있다. 국민소득 1만달러가 채 되지 않은 우리나라가 고용허가제를 서둘러 도입할 이유는 없다고 본다.

고용허가제는 2백만명에 달하는 중국동포에 대한 문호 개방시 처우 방안 등을 충분히 검토하고, 우리나라의 1인당 국민총생산 수준이 2만달러를 넘어선 뒤 논의해도 늦지 않다.

이국명(중소企協중앙회 연수협력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