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신의 뜻 겨레 가슴에 살아있으라|고 전명세 KAL기장 영결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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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납북 범의 폭발물 위에 몸을 덮쳐 승객들의 생명을 지키고 강렬하게 숨진 그전명세 KAL기장의 영결식이 26일 상오8시30분부터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 3가 KAL주차장에 마련된 빈소에서 미망인 장문기 여사 등 유가족과 백선엽 교통부장관, 정상천 치안국장, 조중훈 KAL사장 등 3백여 조객과 동료들의 애도 속에 엄수됐다.
대한항공회사장으로 올려진 이날 영결식에서 조 KAL사장은 고인을 기장으로 추서, 미망인 장 여사에게 사령장을 주고『이세상의 모든 심려를 다 잊고 부디 고이 잠드시라』고 명복을 일었다.
또 이응준 반공연맹이사장은『죽음으로 봉사한 높은 뜻은 영원히 겨레의 가슴속에 살아 있을 것』이라고 되새기고 남은 3남1여 에게 고교를 마칠 때까지 학비를 지급한다는 장학증서를 맏아들 중남군 에게 주었다.
이어 육운 항공대 동기이며 KAL동료인 김규영 부기장 의 애끊는 조사와 김한규 부기장 의 『「하이재킹」을 당하면 자폭해서라도 막겠다며 껄껄 웃던 그 호탕한 웃음이 어저께 같다』라는 조시 낭독이 있은 다음 미망인과 많은 조객들의 분향으로 영결식은 1시간만에 끝났다.
유해는 곧장 동료들의 운구로 국화 꽃 봉오리로 꾸민「앰블런스」에 실려 상오 10시 명동 대성당에 도착, 노기남 대주교의 집전으로 영결미사를 올리고 중구소공동 KAL본사 앞을 마지막으로 지나 하오1시 국립묘지에 안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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