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박꼭질 회의·함구선서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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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공화당 당무회의의 공천작업은 극비리에 진행됐다.
삼청동의 총리공관 별관에서 약2시간 가까이 열린 14일의 당무회의는 보도진에게 뿐 아니라 다른 간부들에게도 비밀에 붙여졌으며 당무위원은 전화연락에 따라 조선「호텔」과 경제기획원장관실 「뉴·서울·호텔」 302호실 등에 몇 명씩 모여 한차로 회의장소에 안내됐다.
당무회의가 끝난 뒤에도 함구선서에 따라 대부분 위원은 마치 중학입시의 출제위원처럼 귀가도 못하고 「호텔」이나 「빌러」에 모여 밤을 보냈으며 귀가한 사람들도 15일 아침 일찌기 집을 나가거나 방문객을 따돌렸다. 몇몇 사람은 부인까지도 집을 비우게 하고.
당무회의가 오랜 시간 끌지 않은 이유는 부분적으로 미리 조정이 돼있었거나 아니면 박정희 총재의 사전 내락이 있었기 때문.
조정이 어려운 구의 경합은 주로 「현역의원 대 원외당원」과 「당료출신 대 관료출신」인데 후자의 경우에서는 당료를 미는 당 간부와 관료출신을 미는 당외의 영향력이 부딪쳐 의가 상하게 된 지경이라는 것.
공천이 위험한 것으로 전해진 의원들은 『복수로만 올라가면 되살아날 자신이 있다』고 하는가하면 어떤 의원은 숫제 체념한 채 자신이 추천한 사람이 공천되기를 바라고있다.
당무회의에선 동료의원들과의 정의 때문에 현역의원 구는 일단 모두 복수로 올리자는 얘기가 있었다는데 『복수로 올린다고 해서 탈락될 사람이 살아나는 것은 아니지만…그 정도의 우정표시 밖엔 할 수 없었다』는게 어느 당무위원의 고충담.
신민당은 선거대책 기구발족으로 본부장과 운영위부의장 3명, 본부차장 2명, 기획실 등 평시에 없던 자리가 대폭 늘어나 이들이 들어갈 방이 없어 걱정이다.
정부재산인 현 관훈동 당사의 임대료조차 제대로 내지 못하는 실정이어서 새 당사를 구할 수도 없고하여 당 사무국은 우선 현재의 대표위원 실을 부의장들이 같이 쓰고 사무총장 방을 본부장과 차장이 함께 쓰도록 할 계획이나 기획실이 들어갈 자리가 마땅치 않다.
또 선거가 가까와져 본격적인 활동을 하게되면 현재 3층에 있는 후보 실도 늘려야 할 판인데 사정이 여의치 않다고 후보 실에서도 걱정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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