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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응용과학 우선 내외기술시장 개척-최형섭 한국과학기술연구소장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1면

『우리 과학기술연구소가 발족한지 5년…연구를 시작한지는 2년밖에 안됐읍니다만, 금년에는 영구히 국가발전에 원동력이 될 전통을 수립하겠읍니다』.
소탈한「잠바」차림과는 달리 최 박사의 말소리는 무척 괄괄하다.
『KlST(과기연)는 설립 당시부터 뚜렷한 사명을 가지고 있읍니다. KIST가 연구개발하지 않으면 기업이 발전할 수 없다는 것을 실증하겠읍니다.』

<실적인정 용역계약 늘어>
최 박사는 회중전 등 같은 것을 들고 저쪽에 놓인 TV를 향해 손끝을 움직인다. 그때마다 화면이 다른 「채늘」로 바뀌는데 접점이 닿는 잡음이 없다.
이것은 KIST가 개발한 계수기억형TV원격조정장치다. 「다이오드·튜너」를 사용하여 해당하는 「채늘」의 직류전압만 바꾸는 순 전자식의 새로운 장치다.
국내 전자회사의 위탁연구로 개발한 것인데 일본 및 미국의 전자회사들과도 「로열티」를 받기로 계약했다.
『국내 제약업계는 이미 K1ST의 실력을 믿고 다투어 용역계약을 하기 때문에 금년에는 제약부문의 연구실 원을 늘려야할 판입니다.』 금년에는 실업계와 본격적인 유대를 가질 전망이 밝은 듯이 보인다.
공부하는 전통도 세우겠다고 했다. 3년에 한번씩 외국연구기관에서 수련하도록 연구원들에게 1년씩 유급휴가를 주고있는 KIST. 실력과 실적없는 연구원은 자연 도태되게끔 엄격한 기풍을 세우겠다는 것이다.


최 박사는 NASA로부터의 「노하우」(기술의 내용) 수입에 대단한 긍지를 가지고 있다. 『NASA「프로젝트」의 「노하우」를 세계에서 단 한군데, 우리 KIST에만 주기로 했읍니다. 금년에는 직접 몇 개 가져올 작정입니다. 그리고 자유중국·일본 등에 우리의 특허를 팔 예정입니다. 일하다보면 한국에는 필요 없으나 선진국에 요긴한 기술이 부수적으로 얻어질 것입니다. 이런 것은 선진국에 시장을 개척할 생각입니다.』

<우선 우리여건 맞춰>
그는 KIST와 한국과학기술계가 다함께 살 수 있는 길은 첫째 범국민적인 과학육성풍토를 세우는 일, 둘째 한국의 여건에 맞는 종합적인 「매스터·플랜」을 밀고 나갈 과학기술제도의 확립, 세째 산업기술에 기여할 응용과학에 우선권을 둔 학문과 응용의 균형 등이라면서 그 밖의 인력수급, 한국과학원의 설립 등에 관해서도 그의 설계는 종횡으로 그치지 않는다.
『그러기 위해서는 외국의 찬란한 기술에 현혹되지 말고 우리의 풍토와 여건을 바로 보아 무엇이 필요한가를 알아내야 합니다. 이 요구를 충족시키는 뚜렷한 철학을 우선 확립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현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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