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주택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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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서울시는 금년에 중산층 시범「아파트」85동을 새로 지었고 여의도「맨션·아파트」를 착공했으며 무허가 건물 철거민 광주 대 단지 이주 등 활발한 주택사업을 벌이긴 했으나 서울의 주택난은 더욱 극심해 가고 있다.
경제 기획원의 10월1일 인구 및 주택「센서스」에 따르면 서울시 총 인구 5백51만 명에 주택은 59만3천3백70동, 1백9만1천 가구로 나타나 주택 보유율은 54·4%이었다.
이 숫자는 서울의 집 1채에 평균 9명씩 1·8가구가 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주택 작년에 비해 7만5천3백 동이, 가구 수는 13만5백 가구가 늘어 모두 약 12%의 증가율을 보였는데 가구가 늘어남에 따라 주택도 같은 비율로 증가되어야 하지만 주택을 54·4%는 변동 없이 답보상태를 못 면하고 있다.
또한 시내의 무허가 건물은 현재 17만3천9백18동. 결국 32만여 가구가 집이 없어 남의 집에 세 들어 살고 있는 실정. 서울시청 P과장은 주택난 해결은 앞으로 서울시가 영원한 숙제처럼 지니게 될 것이라면서 한마디로『까마득하다』고 말했다.
서민용 주택「모델」제는 시행착오에 걸려 전혀 실시되지 않았는데 모형을 많이 만들어 보급함으로써 손쉽게 집을 지을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는 것도 아쉬운 일.
서민들이 짓는 집은 주로 15평 안팎 1백50만원에서 2백만 원의 돈이 든다.『건축「붐」 이 한창 일었던 65년 이후에는 주로 15평 짜리 집들이 활발히 지어졌으나 최근에는 호화주택이 늘어나는 경향』이라고 S구청 건축과 직원은 말했다.
단순히 집을 마련한다는 생각은 점차 바뀌어 집을 짓되 개인 취향을 살려 가며 생활을 편리하게 할 수 있는 짐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 같은 경향은 주택난 해결에 근본적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다. 금년의 서울시 주택 행정은 와우「아파트」붕괴사고로 큰 홍역을 치렀다.
시는 와우「아파트」사고 이후 부실한 시민「아파트」를 일제히 재점검, 두 차례에 걸쳐 15억 원을 들여 보장했다. 15억 원이면 시민「아파트」20동을 지을 수 있는 돈.
서울시는 광주 대단 지 사업을 대대적으로 벌여 올해 1만1천6백99동을 철거, 광주 대 단지로 이주 시켰다.
그러나 영등포 지역 등에서는 현재에도 하룻밤 사이에 20∼30동씩의 무허가 판잣집이 비온 후의 죽순처럼 들어서고 있다. 올해 서울시는 시범「아파트」와 광주 대 단지 이주 사업은 활발히 전개했지만 돈이 많이 없는 중산층 이하를 위해 택지 조성 분양은 하나도 하지 못했다.
영동지구 등 체비지의 택지를 매각했지만 이것은 일부 부동산 업자의 손에 넘어갔을 뿐 주택난 해결에는 별로 도움이 되지 못했다.
서울시는 작년도에 벌었던 남가좌동 택지분양과 같이 택지를 조성, 분양하는 등 택지사업을 보다 활발히 벌여 우선 집 없는 시민이 대지를 확보해 놓고 집을 짓는 주택난 해결의 방법을 전개해야 하지 않을까?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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