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로 본 ‘금주의 경제’]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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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2호 20면

재계 서열 26위 기업인 효성그룹에 내우외환이 끊이지 않고 있다.

잇따른 내우외환 해법 마련에 고심

국세청은 27일 효성그룹 조석래(78·사진) 회장을 다음 주 초 탈세혐의로 검찰에 고발하기로 했다. 그룹 주력인 ㈜효성의 임원 두 명도 고발 대상이다. 검찰 고발뿐 아니라 1000억원대의 추징금도 부과될 것이라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이명박 전 대통령과 사돈이기도 한 조석래 회장은 ‘공부하는 재벌 총수’로 유명하다. ‘끊임없이 배워야만 무한경쟁 속에서 살아남는다’는 게 그의 철학. 효성그룹이 학구적인 분위기로 유명한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인물 좋고 똑똑한 아들들도 그의 자랑이었다. 장남인 조현준(45) 효성 사장은 미국 예일대 정치학과와 일본 게이오대 대학원을, 차남 조현문(44) 변호사는 서울대를 졸업한 뒤 미국 하버드대에서 법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3남인 조현상(42) 부사장도 아이비리그 대학 중 하나인 브라운대를 나왔다. 하지만 그룹 경영에서 물러난 차남 조 변호사는 현재 효성그룹을 상대로 법적 분쟁을 벌이고 있다. 효성토요타 등 4개 회사를 상대로 낸 회계장부 열람 가처분 신청 소송을 비롯해 3건의 소송에 직간접적으로 관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초까지 자신이 맡았던 중공업 부문의 실적이 악화되면서 그룹 후계 경쟁에서 밀린 그가 소송전에 나서면서 가족 간 골도 깊어지고 있다.

조 회장은 외환위기가 한창이던 1997년 12월 그룹을 부문별 체제인 퍼포먼스 유닛(Performance Unit)으로 전환해 부문별 책임경영을 강화했다. 98년에는 효성중공업 같은 주력회사들을 ㈜효성에 합병하고 비(非)핵심 계열사를 매각하는 과감한 의사결정으로 경제난을 극복했다. 이번에도 강도 높은 자구책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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