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컨퍼런스 주간리뷰 - 11월 셋째 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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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 초반이라 해도 전통적인 강호(그러나 지난 시즌부터 이런 말을 붙이기엔 부족한)였던 뉴욕 닉스, 마이애미 히트의 하위권 추락이 눈에 띤다.

이들의 부진이 장기화된다면 닉스와 히트는 올 시즌 내내 디비전 최하위를 물론이고 NBA 전체 최저 승률 팀에 이름을 올릴 가능성이 높다.

지난 시즌 동부 컨퍼런스 우승팀인 뉴저지 네츠, 그리고 알렌 아이버슨이 거의 홀로 이끌다시피한 필라델피아 세븐티식서스, 7연승의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는 인디애나 패이서스가 눈에 띠는 활약을 보이고 있다.

디트로이트 피스톤스 또한 오프시즌 동안 제리 스택하우스와 로드니 화이트를 내보냈음에도 불구하고 전혀 그들의 공백을 느끼지 못할 만큼 좋은 출발을 보이고 있다.

지난주 동부 컨퍼런스를 되돌아보자.

◇ 부상이 미워, 리그의 새로운 부상 병동 - 토론토 랩터스

몇 년 전 뉴저지 네츠가 그러했던 것처럼 토론토 랩터스는 계속되는 선수들의 부상으로 신음하고 있다.

주전, 비 주전 할 것 없이 현재 팀 내에서 제 컨디션을 가지고 뛰는 선수는 손에 꼽을 정도.

특히 취약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는 포스트 플레이어들의 상황은 매우 심각하다.

은퇴를 발표하긴했지만 여전히 등 부상으로 부상자 명단에 올라있는 하킴 올라주원을 비롯 그의 공백을 그나마 채워줄 센터 요원들은 줄줄이 부상으로 나가떨어지고 말았다.

몇 시즌 째 계속 부상을 당한 에릭 몬트로스는 예외로 하더라도 중고 신인 네이트 호프맨은 빨라야 내년 1월 중순에야 라인업에 복귀할 예정이며 최근에는 마마도우 은디에, 질라니 멕코이 마저 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했다.

설상가상으로 안토니오 데이비스 '일일 부상자 명단(Day to Day)'에 들락날락하고 있어 앞으로 남은 시즌 경기에 부담을 주고 있다.

랩터스의 부상 선수들의 문제는 이것이 다가 아니다.

팀의 에이스인 빈스 카터 마저 경기에 출전하지 못하고 있어 상황이 더욱 심각하다.

그의 득점 부담을 덜어주기위해 오프시즌동안 클리블랜드에서 트레이드한 라몬드 머레이는 일찌감치 부상자 명단에 오른 상태이며 그나마 경기에 출전할 수 있는 모리스 피터슨의 몸 상태 역시 정상 컨디션은 아니다.

부랴부랴 영입한 센터 겸 포워드 그렉 포스터, 가드인 보션 레너드가 얼마만큼 활약을 보여줄지도 불확실한 가운데 앞으로 카터가 정상적으로 경기에 나올 수 있을 때까지 어떻게 대처하느냐가 관건.

랩터스는 그 때까지 상당히 힘든 일정을 보낼 것으로 보여진다.

◇ 우리도 우승후보 - 인디애나 패이서스

사실 시즌이 시작되었을 때만 하더라도 인디애나 패이서스를 동부 컨퍼런스에서 우승 후보에 올려 놓는 이들은 많지 않았다.

패이서스는 플레이오프 진출을 위해 워싱턴 위저즈, 토론토 랩터스, 애틀란타 호크스와 치열하게 순위 경쟁을 할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그들은 현재 당당히 센트럴 디비전과 동부 컨퍼런스 전체에서 1위를 달리고 있다.

패이서스가 많은 이들의 예상과 달리 선전하는 이유는 바로 컨퍼런스에서 워싱턴 위저즈에 이어 2위를 기록하고 있는 상대 실점에 있다.

그들은 경기 당 평균 88.6실점을 나타내고 있는데 이는 브래드 밀러, 론 아테스트 등의 선수들이 수비에서 뛰어난 활약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아테스트는 특히, 공격면에서도 팀에 많은 도움을 주며 레지 밀러가 나오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팀의 주축 선수 역할을 맡고 있다.

'고졸 2인방' 저메인 오닐과 알 해링턴 역시 주어진 포지션에서 좋은 활약을 보이고 있어 패이서스는 지난 시즌 디트로이트 피스톤스의 깜짝 활약에 버금가는 좋은 모습이 기대되고 있다.

◇ 꼴찌들의 합창 - 뉴욕 닉스, 마이애미 히트, 클리블랜드 캐발리어스

세 팀의 공통점은 바로 팀의 중심이 될 선수가 이제 더 이상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히트는 알론조 모닝의 공백이 워낙 크다고 하겠지만 닉스와 캐발리어스는 이제 그러한 이유를 들 수도 없는 처지.

닉스는 어이없는 이유로 부상을 당했던 라트렐 스프리웰이 복귀하긴 했으나 이제 그들이 보여주었던 끈기와 터프함은 패트릭 유잉만큼이나 전설이 되어 버렸다.

제너럴매니저인 스캇 라이던은 계속해서 팀 분위기를 반전시킬 트레이드를 구상하고 있지만 그 효과는 아직 증명될 기회조차 가지고 있지 않다.

캐발리어스는 팀의 목표가 내년 신인 드래프트에 미리 맞추어져 있지 않나 싶을 정도로 상황이 좋지 않다.

그들이 노리는 인물은 다름 아닌 리브론 제임스라는 초고교급 선수.

이미 오프시즌에 사전 접촉으로 인해 NBA 사무국으로부터 경고와 함께 징계까지 받았으나 드래프트 1순위 지명권을 획득하기 위해 노력 아닌 노력을 하고 있다.

예전의 드래프트 방식이었던 동전 던지기였다면 모를까 현재의 '로터리 픽'에서 자칫하다가는 팀 성적과 이미지만 구기고 그들이 간절히 원하는 제임스마저 놓칠 수 있는데(또한 아직까지 제임스가 드래프트에 나선다는 확실한 보장도 없는 상황이다) 현재 팀 분위기는 아마 리그에서 최악일 것이다.

지난주에는 선수들이 공공연하게 감독인 존 루카스의 경기 운영 방식에 대해 반감을 나타내기도 했고 이에 루카스 역시 반응을 보여 '팀 캐미스트리' 또한 떨어질 때로 떨어진 상태.

이에 반해 최하위 팀에 몇 시즌 동안 단골로 모습을 보였던 '동네북' 시카고 불스는 이미 시즌 4승째를 거둬 마이클 조던과 스카티 피펜, 필 잭슨이 팀을 떠난 97~98시즌 이후 최다 승을 노려볼 수 있는 상황이 되었다.

아직까지는 시즌 초반이라 장담할 수 없지만 그들이 올스타 휴식기간 전까지 이러한 추세로 나간다면 충분히 달성할 수 있는 목표라고 볼 수 있다.

류한준 명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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