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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는게 약이다' 연구 결과 발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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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의학 뉴스

저돌적인 성격의 사람들에게 좋지 않은 소식이 또 나왔다. 화급한 시간 감각 및 조바심(TUI)을 갖고 있으면 고혈압이 발생할 확률이 증가한다는 상관 관계를 밝혀냈다고 수요일(현지시간) 연구자들이 말했다.

수석 연구원인 레징 얀 박사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TUI가 높을수록 고혈압에 걸릴 확률이 커진다"고 말했다. 이 연구 결과는 참을성이 없고 어떤 일을 끝낼 때 충분한 시간을 두지 않는 젊은 성인들에게 적용된다.

고혈압은 심장병과 뇌졸중을 비롯한 수많은 병을 유발하는 커다란 위험 요인 중 하나다.

미국심장협회의 클라이드 얀시 박사는 이번 연구의 중요성은 고혈압이 단지 유전적인 것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다는 점이라고 말한다.

TUI는 A형 성격의 특징 중 하나로 이번 연구를 통해 심장 질환 발생률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는 TUI가 미치는 영향을 최초로 실험한 것으로, 이를 위해 3개 대학의 연구자들이 3천1백42명의 성인을 13년 동안 연구했다. 참여자들은 연구 시작 당시 18~30세였으며, 아프리카계 흑인 및 백인 남녀가 대상이 됐다.

연구 시작 당시 참여자들은 TUI에 대한 초기 테스트를 받았으며, 2년 뒤 재 테스트를 받았다. 사후 점검 방문 때는 고혈압과의 관련성도 조사됐다.

이외에도 환자들은 '프래밍험 A형 질문서'라고 알려진 10개의 항목으로 구성된 테스트를 받았다. 프래밍험 A형 질문서에는 TUI에 관한 질문 4가지가 포함돼 있는데, 그 4가지는 다음과 같다.

  • 기다려야 할 때 기분이 상하는가?

  • 식사를 빨리 하는가?

  • 보통 근무 시간이 끝날 무렵이면 쫓기는 기분이 드는가?

  • 대개 시간에 쫓긴다고 자주 느끼나?

    이 연구는 참여자들의 생활방식 차이도 고려했다. 그러나 생활방식 상의 요인과는 상관 없이 TUI가 높을수록 고혈압에 걸릴 확률도 높아진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A형 성격의 또 다른 두가지 주요 특징으로는 적의 및 경쟁적 성향이 있다. '적의'의 경우 건강 상의 문제를 일으키는 요인 중 하나라는 사실이 다른 연구에서도 밝혀진 바 있다. 그러나 경쟁적 성향이 질병과 연관이 있다는 연구 결과는 아직 없다.

    "습성을 바꿔라"

    얀 박사는 추가 조사를 통해 이번 연구 결과를 확증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참을성이 없는 젊은 성인은 자신의 습성을 바꿔야한다며, 이번 연구가 습성 변화를 통해 고혈압을 치료하는 새로운 방법을 제시한다고 덧붙였다.

    " A형의 습성을 고칠 수 없게 만드는 최종적인 장벽으로 널리 인정되고 있는 중대한 위험 요인의 하나는 거의 대부분의 심장학자들이 A형 습성을 겪고 있다는 사실이다"

    - 'A형의 습성 - 그 진단과 치료'의 저자인 마이어 프리드만 박사

    에모리 대학의 나넷 웽거 박사는 세계 인구 2/3가 A형 성격이라며, A형의 습성 변화를 파악하는 것이 다음 할 일이라고 말했다. 이렇게 하면 변화로 인해 상태가 개선될 수 있다.

    캘리포니아주 라 호야 소재 스크립스 임상연구소의 심리학자인 진 온드루섹은 "사람들은 스트레스 관리를 피해 처리로 여기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지 말고 자동차를 정비하듯 인간의 신체와 정신도 예방적 관리를 하라고 제안했다.

    온드루섹은 초심자에게 자신의 성격 타입을 파악하라고 조언했다. 이를 바탕으로 더 나은 계획을 세우고, 운동과 식사를 제대로 하면 계속 신체와 정신을 원활히 돌아갈 수 있게 할 수 있다.

    그러나 보스턴 소재 브리검 여성병원의 피터 리비 박사는 사람들이 고혈압 약을 복용하기 보다는 습성을 고치려 할 것이라며 우려했다. 그는 "스트레스를 줄이면 환자의 상태가 개선될 것이라는 주장에는 증거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심장협회 연례 학술회의에서 발표됐다.

    '젊은 성인들에게서 나타나는 관상동맥 질환 발생(CARDIA)'이라는 제목의 이 연구는 국립 심장폐혈액학회로부터 지원을 받았다.

    고혈압은 '조용한 살인자'라고 불려왔다. 미 정부 통계에 따르면 미국인 5천만명이 고혈압 환자이며, 1/3은 자신이 고혈압 환자라는 사실을 모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A형 성격을 처음으로 규정한 심장학자 고(故) 마이어 프리드먼 박사는 성격의 원형 그 자체는 드러나지 않는 것으로 여겼다. 그는 자신의 저서에서 "A형 습성자 대부분이(가장 심하게 A형 습성을 드러내는 이들 조차도) 자신의 조급성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고 썼다.

    CHICAGO, Illinois (CNN) / 이정애 (JOI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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