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간 수돗물 도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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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부산】럭키 재벌인 럭키화학 주식회사와 럭키 유지 공업주식회사는 부산 성지 곡 수원지에다 송수본관을 연결하고 지난 63년 11월부터 현재까지 만 7개년 동안 부산시민들에게 급수할 식수 액 2백만t을 도수, 공업용수로 사용해 왔음이 11일 부산 북부경찰서의 조사결과 밝혀졌다.
경찰의 이 같은 수사는 지난 6일 단수소동으로 초읍·연지·부전동 일대 주민 등이 갈증에서 허덕이던 끝에 럭키 화학과 럭키유지 회사측에서는 밤낮 물을 끌어당겨 호화판으로 쓰고 있는데 수상히 여긴 끝에 북부 경찰서에 고발한데서 드러난 것이다.
경찰조사에 따르면 럭키화학과 럭키 유지 공업 주식회사 측에서는 지난 63년 11월 초순께 성지 곡 수원지에다 1백㎜ 송수본관을 연결하고 럭키화학은 하루 4백t씩, 럭키유지는 하루 8백t씩 모두 하루 1천2백t씩을 그들의 공업용수로 써왔다는 것이다.
럭키 계통인 이 두 회사는 저수지 바로 밑에다 용량 2천t의 집 수정 2개를 만들어 놓고 이 집 수정에서 회사까지 1백㎜의 송수 파이프를 지하에 묻어 도수해 왔는데 럭키 화학과 유지 두 회사 안에는 도수한 이 물을 저장하는 집 수정을 각각 1개씩을 만들어 놔 밤낮으로 물을 뽑아 써왔다는 것이다.
저수지 턱밑에 시설된 집 수정은 가로 10m·세로 10m·높이 3m짜리 이고 또 하나는 가로 7m·세로 6m·높이 2m의 것이다.
이 두 회사는 부산시의 급수 본관에서 연결되어 합법적으로 공업용수를 끌어당기는 40㎜와 75㎜ 급수관 308호·315호·402호·403호 등 4개가 가설돼 있으나 그 중 2개만을 사용하고, 월간 5만원씩의 수도료를 부산시에 납부해왔는데 이 2개의 급수 본관을 미끼로 하여 7년 동안 약 2백만t 외 수돗물을 도수해온 것이다. 이들은 부산 시민 1백70만 명의 2일간(1일 급수 량 1백50ℓ씩으로 환산) 의 급수 량이다.
11일 부산시는 허기도 수도국장을 반장으로 한 현지 조사단을 구성, 진상조사에 나섰다.
한편 북부경찰서는 성지 곡 수원지 관리사무소 급수 담당직원 조문호씨(42)와 럭키 화학서무과장 박모씨(42)를 연행, 문초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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