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정수 'ML' 홈런 신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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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선수라면 누구나 메이저리그를 꿈꾸고, 타자라면 언제나 홈런을 머릿속에 그린다.

'헤라클레스' 심정수(28.현대)가 비록 훈련경기지만 메이저리거들과의 경쟁에서 꿈꾸던 홈런을 때렸다. 심정수는 26일(한국시간) 플로리다주 로저딘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플로리다 말린스의 팀 자체 청백전에서 B팀의 3번타자로 출전, 1회말 첫 타석에서 왼쪽 담장을 넘어가는 솔로홈런을 뽑아냈다.

6이닝 경기로 치러진 이날 경기에서 심정수는 3회말 두번째 타석에서는 몸맞는 공으로 출루했다. B팀이 1-0으로 이겨 심정수의 홈런 한방이 결승점이 됐다. A팀 1루수로 출전한 이승엽(삼성)은 3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학생으로 따지면 '청강생'신분으로 말린스와 합동훈련을 하고 있는 심정수와 이승엽은 나란히 3번타순에 기용됐다. 자체 청백전이었기에 선발 출전의 기회가 주어진 것이다.

심정수는 첫 타석에서 A팀 선발 브래드 페니를 상대했다. 페니는 1m90㎝의 장신으로 지난해 8승7패, 방어율 4.66을 기록한 오른손 정통파다. 에이스 A J 버넷에 이은 말린스의 2선발이다. 빠른 직구가 주무기인 페니는 2사 주자없는 상황에서 볼카운트 2-2가 되자 몸쪽 직구로 정직한 승부를 걸어왔고, 심정수의 방망이는 이를 놓치지 않았다.

심정수는 "특별히 직구를 노린 것은 아니고 직구에 타이밍을 맞추고 있는 상황에서 입맛에 맞는 공이 왔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메이저리거의 공은 확실히 위력적이다. 그러나 야구는 같은 야구라는 생각으로 자신있게 타석에 들어서고 있다"고 덧붙였다.

말린스의 제프 토보그 감독은 "자질이 뛰어난 선수다. 한국으로 돌려보내기 싫다"고 농담을 섞어가며 심정수의 기량을 칭찬했다.

반면 이승엽은 변화구에 몸이 앞으로 쏠리는 등 밸런스가 무너지며 안타를 기록하지 못했다. 이승엽은 "변화구에 타이밍을 맞추지 못했다"고 말했다.

27일부터는 공식 시범경기가 시작돼 두 선수는 선발보다 경기 후반에 대타나 대수비로 교체투입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뉴욕 메츠의 기대주 서재응(26)은 팀 자체 청백전에서 중간계투로 등판, 2이닝 동안 삼진 두개를 잡아내며 무안타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메이저리그 '40인 로스터'에 포함돼 스프링캠프에 참가 중인 서재응은 순조롭게 출발해 개막 전 25명 엔트리 합류도 노려볼 수 있게 됐다.

서재응은 클리프 플로이드.제이 벨.로저 세데뇨 등 비중있는 타자들을 모두 범타로 처리했다. 그는 "모든 게 뜻대로 됐다. 컨디션도 좋았다"고 말했다.

이태일 야구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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